기자명 정유정 기자 (tara9862@skkuw.com)

나는 지금 7주차 조판에 나와 취재후기를 쓰고 있다. 원래 미리 쓰려고 했는데 어쩌다보니 이렇게 됐다. 생각해보면 성대신문 활동 내내 시간에 쫓겼었다. 금요일 6시 마감 전에 초고를 미리 써놔야지 하다가도, 자꾸만 변하는 취재상황에 휩쓸리다보면 마감 시간에 전에 겨우 제출하기 일쑤다. 

이렇게 정신없이 기사를 몇 번 내고 나니 벌써 겨울이 됐다. 연말이 되니 올 초에 쓴 내 수습일기가 떠오른다. ‘올해까지 꼭 해야만 하는 일’이라는 제목인데, 거기서 나는 우수기자가 되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목표는 달성했다. 하지만 그 과정은 원래의 내 예상과 많이 달랐다. 나는 우수기자라고 하면 나 혼자 기사를 잘 쓰면 되는 걸로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로 신문사 생활을 해보면 좋은 의미로 내 기사가 내 기사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가장 최근에 썼던 자과캠 동아리연합회 기사만 해도 그렇다. 바이라인에는 없지만 교열을 봐준 기자들, 그리고 처음부터 끝까지 도움을 줬던 편집장의 노력이 없었다면 기사를 제대로 완성할 수 없었을 것이다. 내 일, 네 일이 없이 서로 돕는 이런 조직은 앞으로 살면서 두 번은 만나기 힘들 것 같다. 

이건 성대신문 기자로서 느낀 감상이다. 다음으로 성대신문 ‘보도부’ 기자로서 느낀 감상을 말해보자면, 대학이라는 것은 정말이지 사람으로 가득 찬 공간이다. 보도부 기자로 활동하면서 동아리, 회장단, 행정실 등 수많은 교내 구성원들과 인터뷰를 했다. 공통점은 그들 대부분이 자신이 속한 단체에 큰 애정을 가지고, 진지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다. 막연히 남들도 나처럼 무심하고 심심하게 학교를 다닐 것이라고 생각했던 나에겐 꽤나 신선한 충격이었다.

특히 자과캠 동아리연합회 기사를 준비하면서 이 사실이 더 크게 와 닿았다. 동아리 회장들의 정성스럽고 애정 가득한 인터뷰 답변을 듣고 나면, 그 동아리 소속이 아닌 나조차도 뭉클한 기분이 든다. 기사를 더 제대로 써야겠다고 정신을 바짝 차리게 되기도 한다.

이렇게 보도부 기자 생활을 1년 하고나니 옛날이라면 무심히 지나쳤을 것들, 예컨대 서명을 받는다고 경영관 필로티에 서서 떨고 있는 학생들, 학생회관에서 들려오는 합주 소리 같은 것들이 문득 애틋하게 느껴진다. 만약 내가 성대신문에 들어오지 않았다면 절대 알지 못했을 감정이다. 대학이 그저 공부를 하는 차가운 공간이 아닌, 사람과 애정으로 가득한 공간임을 알려준 성대신문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써놓고 보니 조금 낯부끄러우니 이만 취재 후기를 마무리 짓도록 하겠다.

정유정 기자
정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