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신예진 기자 (newyejin@skkuw.com)

지역정보화로 지역의 다양한 분야 분석 이뤄져

지역의 주체성을 살리기 위한 방안 필요해

우리가 살아가는 지역의 모든 정보가 저장되고 분석되는 것을 상상해본 적 있는가? 정보화 시대를 살아가는 현재, 이는 미래의 일이 아니다. 지역정보화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정보화란 무엇이고 우리의 삶에 어떠한 도움을 주는지 알아보자.

지역정보화는 무엇인가
지역정보화란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행정 업무를 추진하고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방자치단체의 행정 시스템을 정보화하는 것을 말한다. 전국의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이 사용하는 ‘새올 지방행정정보시스템’이 가장 대표적인 예시다. 새올 지방행정정보시스템은 주민정보와 주소정보 등을 정보화해 신속한 민원 처리를 돕는다. 최근에는 행정 시스템을 단순 정보화하는 것에서 나아가 각 지역이 빅데이터 등의 디지털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지역 고유의 정보를 자체적으로 분석하기도 한다. 이와 함께 지역 현안을 해결하며 지역의 발전을 도모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지역정보화는 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지역 문제를 발굴하고 해결할 수 있기에 실질적인 지역의 발전과 지역 주민의 삶의 질 개선으로 이어진다는 의의를 지닌다. 우리 학교 국정전문대학원 남태우 교수는 “디지털화된 정보는 시공간적 제약에서 자유롭기 때문에 지역 간 불균등 해소에 큰 도움이 되기도 한다”고 전했다.

우리나라의 지역정보화는?
우리나라에서는 전자정부 구현과 지역정보화의 촉진을 통해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하고 지역 균형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한국지역정보개발원(Korea Local Information Research & Development Institute, 이하 KLID)이 지역정보화를 주도하고 있다. KLID는 지역정보화 관련 정책을 발굴해 지역 간 정보화 격차 해소와 지역 균형 발전에 기여해왔다. 또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해 △빅데이터 △인공지능 △클라우드 등의 기술로 지방분권 시대에 맞는 지역맞춤형 서비스를 개발하며 지역정보화 전문기관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KLID는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2016년부터 지방자치단체의 빅데이터 정책 활용 사례를 발굴해 사례집을 발간해왔다. ‘2022 지방자치단체 빅데이터 분석 사례집’에는 △경상남도 양산시의 인공지능 및 민간 클라우드 데이터를 융합한 지역축제 분석 △서울특별시 종로구의 데이터기반 종로구 1인 가구 분석 △인천광역시 미추홀구의 GIS와 범죄 예방 환경설계 기반의 범죄 취약지 분석 △충청남도 당진시의 밀원수 개화시기 양봉농가 위치기반 꿀 수확지 확보 분석 등이 실렸다. 이처럼 사례집에는 범죄 예방, 1인 가구 등 최근 대두되고 있는 사회적 분야와 꿀 수확지, 지역 행사 등 지역적 특색과 관련된 분야에서의 데이터 분석 및 정책 활용 사례가 포함돼 있다.

지역 공통의 문제, 빅데이터로 해결하다
하나의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공통적으로 문제가 되는 지역 현안에 대한 데이터 분석 사례는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 벤치마킹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역정보화의 더 큰 가치를 창출한다. ‘2022 지방자치단체 빅데이터 분석 사례집’에서 그러한 사례에 해당하는 서울특별시 종로구와 인천광역시 미추홀구의 데이터 분석 사례를 알아보자. 

종로구는 1인 가구 현황을 세부적으로 파악하고 데이터 기반의 과학적인 맞춤형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1인 가구 영향요소 분석’을 진행했다. 이에 2015년에서 2020년까지의 종로구 1인 가구 공공데이터를 분석해 1인 가구가 되는 데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도출하고자 했다. 종로구는 △나이 △보유자산 △성별 △최종학력 △취업형태 등의 요소가 1인 가구에 유의하게 영향을 미치는 요소인지 알아내기 위해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사용했다. 우리 학교 통계학과 김재직 교수는 “로지스틱 회귀분석은 사건의 발생 가능성을 예측하는 통계 분석 기법으로 이를 사용하면 변수 간 관련된 정도를 알 수 있다”고 전했다. 로지스틱 회귀분석 추정값을 지수함수로 계산해 확률을 분석한 결과, 가구주가 여성일 경우 남성에 비해 1인 가구일 확률은 약 16배 높았고 현금 보유자산이 많을수록 1인 가구에 속할 가능성은 줄어들었다. 또한 주택이 자가일 경우에 비해 전세일 경우 약 1.7배, 월세일 경우 18.5배가량 1인 가구에 속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1인 가구 중 청년층과 중년층 1인 가구의 과반수가 전월세로 거주하고 있었다. 종로구는 분석 결과를 토대로 청·중년층 1인 가구에 안정적인 주거환경 지원이 필요함을 인지해 더욱 실효성 있는 정책을 설계할 수 있었다. 또한 1인 가구에 대한 데이터를 종로구 스마트 공공데이터 서비스 시스템을 통해 누구나 시각화해 확인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 성별과 보유자산 등 1인 가구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고려해 맞춤형 정책을 수립할 계획이다.

종로구 스마트 공공데이터 서비스 1인 가구 시각화. ⓒ‘2022 지방자치단체 빅데이터 분석 사례집’ 캡처
종로구 스마트 공공데이터 서비스 1인 가구 시각화. ⓒ‘2022 지방자치단체 빅데이터 분석 사례집’ 캡처

 

한편 미추홀구는 지난 5년간 관내 강력범죄가 증가하는 문제로 인해 효율적인 치안 활동의 필요성이 커져 범죄 취약 지역을 도출하기 위한 빅데이터 분석을 진행했다. 먼저 지역을 격자화해 위치별로 △가로등 △공동주택 △공업시설  △남성 연령대별 유동인구 △단독주택 △안전 비상벨 △여성 연령대별 유동인구 등의 수를 변수로 설정해 범죄 발생과 관련한 요소를 도출하기 위한 상관관계 분석을 실시했다. 분석 결과 ‘25~29세 남성과 여성의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일수록 범죄와 높은 상관관계를 가지며 안전 비상벨, 단독주택 등의 요소 또한 높은 상관성을 지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해당 요소들을 독립변수로 한 회귀분석을 통해 관내 범죄 취약 지역을 도출했다. 미추홀구는 분석 결과를 활용해 범죄 취약지도를 제작했으며, 이를 미추홀경찰서에 공유해 안전 및 방범 관련 정책의 기초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미추홀구 범죄 취약 지역 순위별 세부격자. ⓒ‘2022 지방자치단체 빅데이터 분석 사례집’ 캡처
미추홀구 범죄 취약 지역 순위별 세부격자. ⓒ‘2022 지방자치단체 빅데이터 분석 사례집’ 캡처

 

지역정보화가 나아갈 방향
지역정보화는 앞선 사례처럼 지역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하고 다양한 분야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를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도움이 된다. 또한 지역 현안 사례가 정보 시스템을 통해 공유되며 이를 타 지역이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지역정보화는 여전히 국가 주도로 이뤄지고 있어 지역의 주체성이 미흡하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강남대 정경학부 이맹주 교수는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가 낮아 중앙기관 시스템에 기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재 상황”이라며 “지역의 주체성을 살리기 위해서는 KLID가 지방자치단체의 데이터 시스템을 컨설팅하고, 데이터 관련 공무원들을 교육하는 등의 방안이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