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입점사 임대인측의 이익 일치가 흥행의 큰 요인

중소기업과의 상생 및 폐기물 처리 등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도 필요해

새롭고 아기자기한 디자인으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이끄는 팝업스토어는 이제 기업들이 놓칠 수 없는 마케팅 기법이 됐다. 그러나 화려한 모습 이면에는 불편한 진실도 존재한다. 이에 본지는 팝업스토어의 지속가능성을 점검해 보고, 건강한 팝업스토어 문화 형성을 촉구할 수 있는 화두를 던지고자 한다.

굳건한 입지의 팝업스토어
팝업스토어(Pop-up Store)는 인터넷의 ‘팝업창’과 비슷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으로, 평균적으로 2주 내외의 짧은 기간 동안 브랜드 컨셉에 맞춘 인테리어와 소품을 활용한 매장에서 진행된다. 팝업스토어는 다양한 고객층에게 놀이공간으로 인식되면서 크게 인기를 끌고 있다. 성수동에서는 평균적으로 한 달간 약 50개의 팝업스토어가 진행되고, 올해 상반기에 진행됐던 더현대서울의 팝업스토어 ‘더퍼스트 슬램덩크’의 경우 문을 열자마자 하루 입장인원인 800명의 예약이 마감되기도 했다. 이러한 팝업스토어의 흥행에는 입점사와 임대시장 양자 간 이익이 시기적으로 맞아떨어진 것이 한몫했다.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팝업스토어의 희소성으로 인해 많은 대중이 모여들고, 이들이 SNS에 글을 게시하기만 해도 입점사 측에서는 큰 홍보가 된다. 정동주(사과계열 23) 학우는 “SNS에서 팝업스토어 관련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다”며 “최근에 인스타그램의 게시글을 보고 ‘왈맹이 팝업스토어’를 방문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중장기 임대가 기본이던 부동산 임대시장에서도 변화가 일었다. 부동산 중개법인 프라퍼티 파트너스의 김민규 씨는 “성수동 연무장길과 같이 영향력 있는 지역의 경우 기존 임대와 팝업스토어 임대의 수익 차이가 매우 크기에 임대인 대부분이 팝업스토어 임대를 원한다”고 전했다. 이어서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하에 일반 임대는 연마다 임대료를 5%밖에 올릴 수 없지만, 2주 내외의 팝업스토어 단기 임대는 그러한 제약이 없다”며 “팝업스토어는 한자리에 다양한 브랜드의 입점이 순환되며 매장이 상시 운영되므로 상권이 유지돼 임대인들이 더욱 선호한다”고 전했다.

‘더퍼스트 슬램덩크’ 팝업스토어 입장을 위해 대기중인 사람들의 모습. ©투데이신문 캡처
‘더퍼스트 슬램덩크’ 팝업스토어 입장을 위해 대기중인 사람들의 모습. ©투데이신문 캡처


팝업스토어, 화려한 매장 뒤편에는...
이러한 팝업스토어의 열풍에는 팝업스토어가 지속가능성을 저해한다는 문제점이 제기된다. 시장 불균형을 가속화하고 폐기물이 많이 나오는 반면, 관련 규제는 전무하다는 것이다. 유명브랜드 간의 자리 경쟁으로 인해 높아진 임대료는 중소기업의 팝업스토어 시장 진출을 어렵게 만든다. 김 씨에 의하면 “2주 내외의 팝업스토어용 단기 임대를 할 경우 임차인보다는 임대인의 요구가 우선시 되는 경향이 있으며, 팝업스토어 임대의 비율이 증가한 후 중소형 브랜드보다 대형 브랜드의 입점이 현저히 늘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문제로는 ‘폐기물 처리’가 대두된다. 팝업스토어를 통해 긍정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창출해 내기 위해서는 다양하고 새로운 인테리어 재료 및 가구가 필요하다. 문제는 이처럼 짧은 기간 동안 사용된 구조물의 대부분은 비용 절감을 위해 저렴한 자재로 한 번만 사용하게끔 만들어져 사용 후 재활용되지 않고 모두 폐기 처리된다는 것이다. 가장 흔한 10~14평 면적의 팝업스토어 매장을 철거할 경우 대략 트럭 1톤의 폐기물이 발생한다. 하지만 이를 규제할 폐기물 처리 기준이 전무하며, 소비자 또한 이러한 문제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상황이다.

'더퍼스트 슬램덩크’ 팝업스토어 입장을 위해 대기중인 사람들의 모습. ©투데이신문 캡처
팝업스토어 철거 후 남은 폐기물의 모습. © 파이낸셜 뉴스 캡처


팝업스토어, 지속 가능한 마케팅이 되려면
앞선 문제들의 대안으로 여러 브랜드가 하나의 공간을 공유하는 임대 방식을 적용한 ‘공유 팝업스토어’가 등장했다. 우리 학교 소비자학과 황혜선 교수는 “중소기업들은 광고비용의 부담 등으로 인해 소비자를 대상으로 대규모의 커뮤니케이션 활동이 어렵기에, 공유 팝업스토어는 이들이 다양한 유통경로를 확보할 수 있게 하는 좋은 방안이 될 것”이라 설명했다. 최근에는 중소벤처기업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등에서 선정한 우수 로컬상품을 한자리에 모아 선보이는 형태의 공유 팝업스토어가 이마트에서 진행되기도 했다. 팝업스토어가 지속 가능한 마케팅이 되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의 노력 또한 중요하다. 이에 황 교수는 “소비자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의식 향상이 필요하고, 자신의 소비생활이 개인의 영역을 넘어 사회와 환경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속 가능한 소비문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상가건물 임대차에 대해 일반적인 임대차보다 임차인의 보호를 강화한 법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