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송선교 편집장 (songsong@skkuw.com)

어느덧 올해의 마지막 달이다. 부쩍 추워진 날씨에 걸치는 옷은 겹겹이 늘어나고 하늘에선 종종 눈송이가 내리기도 한다. 거리엔 벌써 연말 분위기가 자리 잡았고, 대학가는 기말고사 준비에 바쁜 시기다. 한 해를 마무리할 때면 지난 시간뿐 아니라 수많은 행정이 마무리되기도 한다. 우리 학교에서는 학기가 끝나가고, 학생회의 임기가 끝났다. 성대신문도 총학생회의 공약 이행 여부를 최종적으로 점검하며 무사히 종간했다.

이렇게 올해도 별 탈 없이 열여섯 번의 발간이 마무리됐다. 매 발간을 꼬박 정신없이 해치우다 새삼 돌이켜보니, 그동안 성대신문이 얼마나 갖은 고민과 노력을 해왔는지 그 풍상이 끝없는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보통은 이렇게 힘든 과정이 끝나고 나면 수고와 격려의 말을 나누는 것이 인지상정이겠지만, 필자는 마음 한편에 씁쓸함도 느낀다. 우리는 진정 제구실을 했을까? 학내 언론으로서 학내 구성원들에게 많은 메시지를 전달했느냐는 말이다. 차곡차곡 배포된 신문이 학교 곳곳에 보임에도, 독자도 학교 곳곳에 있느냐는 질문에는 긍정으로 단언할 수 없다. 발간을 거듭할수록, 외면당하는 종이신문에 대한 고민은 커져만 간다. 성대신문뿐 아니라 모든 학보사가, 어쩌면 모든 기성 언론이 당면한 문제다.

하지만 또 어쩌면 필연적인 시대의 흐름일지도 모르겠다. 정보화시대가 도래한 후 사람들은 거의 모든 정보를 온라인에서 공유하고 수용하며, 코로나19를 겪은 후로는 그 동향이 더욱 심화했다. 이에 종이로 뉴스를 찍어내는 신문사들의 위기는 필연적이었다. 성대신문도 마찬가지다. 학생사회는 온라인에 갇혔으며, 성대신문은 일선 공론장의 지위를 잃은 지 오래다.

이를 타개하려면 역시 성대신문의 성찰이 가장 먼저 필요하다. 최근 몇 년간 성대신문은 위기를 극복하고자 온라인을 통해 더 많은 독자에게 다가가고자 했지만 효과는 미미하다. 에브리타임에 기사 전문을 올리고, 뉴스레터를 발송하고, 뉴미디어부가 열심히 활동했으나 얼마나 더 많은 독자가 생겼는지 체감되지 않는다. 스스로 쇄신하고 더 고민해야 할 것은 당연지사지만, 솔직하게 무얼 더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기도 하다.

이에 필자의 마지막 바람닭으로써 감히 독자들에게 바란다. 이제는 독자가 스스로 함께 고민해줄 때다. 신문이 변화해서 독자의 변화를 이끌어야 하기도 하지만, 독자의 변화가 신문의 변화를 이끌기도 한다. 올해의 모든 발간에 정말 별 탈이 없었는지, 앞으로의 지면에는 어떤 탈이 있을지 독자들이 말해주길 바란다. 성대신문은, 언론은 어떤 변화를 추구해야 하는지 비판하고 때로는 비난해주기를 바란다. 성대신문을 구해달라는 이기적인 이 바람은 사실 위기의 학생사회를 구할 해답이 될 수도 있다.

학보사만이 갖는 특징 중 하나로 기자들이 모두 학생이라는 점이 있다. 성대신문의 기자들은 학생사회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기사를 쓰면서도, 기말고사 준비에 머리가 아프고 내리는 눈송이에 설레는 독자들과 같은 학생이다. 즉, 이들이 어떤 특별한 자격이나 능력이 있어서 고민을 하고 기사를 쓰는 게 아니다. 우리는 같은 학생으로서 같은 고민을 충분히 나눌 수 있다. 앞으로 독자와 성대신문이 하나 되어 학생사회의 위기를 극복할 날이 오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송선교 편집장
송선교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