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서진 기자 (sseojinn@skkuw.com)

하필(何必). 달리 하거나 달리 되지 않고 어찌하여 꼭. 하필이면.

개강 직후 떠난 일본 여행에서 돌아오는 길에 하필이면 킹고 m 알림이 떴다. 23-2 성대신문 추가수습 모집 마지막 날이라는 알림이었다. 평소 알림을 대충 보는 나인데 하필이면 그날따라 그 알림이 눈에 들어왔다. 공항버스에서 돌아오는 내내 성대신문 기사를 읽었다. 그리고 집에 도착하자마자 급하게 지원서를 쓰기 시작했다. 떨어질 게 뻔하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열심히 지원서를 작성했다. ‘이번에 떨어져도 3월에 다시 도전하면 된다’는 생각 하나로 지원서를 제출하고 논술 시험과 면접도 봤다.

12월 30일. 그날 정신없이 나갈 준비를 하고 밖에 나가려 핸드폰을 들었는데 합격 문자가 와있었다. 합격 사실이 믿기지 않고 얼떨떨했지만, 무척 좋았다. 이후 1월에 이루어진 수습기자 트레이닝과 2월 내내 있던 신문사 방중 활동으로 바쁜 나날들을 맞이했다. 이번 내 겨울방학은 성대신문으로 가득했다.

나는 추가 수습으로 들어왔기에 원래대로라면 한 학기에 이루어질 수습 트레이닝을 한 달 동안 압축적으로 진행했다. 매주 트레이닝 과제를 해야 했고 그 과정이 결코 쉽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이후 2월달에 이어진 방중 활동에서 1월달의 트레이닝은 아무것도 아니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원하던 문화부에 들어왔지만 소재 정하는 것부터 쉽지 않았고, 겨우 정한 소재로 문건을 작성하는 데에도 상상 이상의 노력이 필요했다. 문건을 처음 작성해보았기에 초반에는 아예 감조차 잡지 못했다. 피드백을 받으며 문건 전면 수정을 반복했고, 부서회의와 기획회의를 거듭하며 내 문건은 새로운 문건으로 다시 태어났다. 아직도 추가적인 수정이 필요한 문건이지만, 옆에서 나아지고 있다고 격려해주는 우리 문화부와 주변 동기들 덕분에 계속 힘을 낼 수 있었다.

1학년 동안 후회 없이 논 내가 성대신문에서 마주한 세상은 사뭇 달랐다. 술 마시고 놀기 바쁘던 나에게 본인의 기사, 본인의 삶에 최선을 다하는 신문사 동료들은 새로운 자극으로 다가왔다. 추가 수습 모집은 매번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런데 하필이면 이번 겨울방학에 성대신문에서 수습기자를 추가 모집했고, 하필이면 지원 마지막 날 내가 모집 알람을 유심히 본 것이다. 순간순간이 모여 인생이 된다고 하던가. 공항버스에서의 충동적인 끌림을 시작으로 나는 이렇게 겨울방학을 신문사에서 지새우게 되었다. 조금은 충동적인 시작이었지만 기사를 위해 밤 새우길 거듭하며, 지금 신문사를 향한 내 진심이 가볍지 않음을 느낀다. 오히려 주변 멋있는 신문사 동료들을 보고 활동을 거듭할수록 신문사를 향한 마음이 더 커지고 있다. 하필이면 신문사에 들어왔으니, 앞으로 최선을 다해 활동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