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동윤서 기자 (dong1201@skkuw.com)

나는 늘 오늘보다 내일의, 내일보다 내년의, 내년보다 10년 후의 내가 지금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어쩌면 아-주 막연한 기대를 품고 살아왔다. 이런 막연함은 만족하지 못한 하루를 보낸 나 자신을 반성하게 만들었고, 현재의 나 자신에 대한 부정으로 다가왔다.

그래서였을까, 분명 남들과 다르지 않게 살아가고 있었지만 자꾸만 내가 부족해보였고 아직도 갓 고등학생 티를 벗은 어린 아이 같았다.

별안간 신문사에 지원하게 된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막연함이 꿈꾸는 나를 마주할 수 있지 않을까, 적어도 지금보단 나은 내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기대 말이다. 그렇게 처음 성대신문에 입사했을 땐 이름 옆에 붙은 ‘기자’라는 수식어가 참 어색하면서도 설렜다. 하지만 그만큼의 책임감과 부담감 또한, 마음 한 켠에 쌓여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엔 이 수식어조차 부담스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한낱 의미 없는 날갯짓에 불과해 보이는 이 순간들도 결국 과거의 내 막연함이 꿈꿔왔던 나날들이라는 것을. 그렇기에 이제 내게 필요한 것은 막연함에 대한 믿음이 아닌, 현재의 나에 대한 믿음이 아닐까 하는 생각 말이다.

그리고 비로소 몸소 깨달았다. 나에 대한 믿음은 곧 내 글에 대한 믿음이며, 하루하루는 이러한 믿음을 키워가는 과정이라는 걸. 내 글에 확신이 있어야, 내 글에 애정이 있어야 그만큼의 가치와 결실이 맺어진다는 걸.

그저 막연한 기대 속에서 꿈꾸고 있는 결과만 바라보기보다 현재의 지금 이 순간, 내가 나아가고 있는 과정을 즐기기로, 애써 외면해왔던 현재의 나 자신을 정면으로 마주해보기로 다짐했다. 그리고 개강을 앞둔 2월 21일, 나를 기다리고 있는 수많은 문건 속에서 또다시 다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