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장민지 기자 (wkdalswl0531@skkuw.com)

준대구인이요.

누군가에게 나를 소개할 때 항상 덧붙이는 말이다. 대구에서 태어나고 대구에서 쭉 살았음에도 나를 완전한 대구인으로 소개할 수 없는 건 고등학교 3년을 안동에서, 대학교를 서울에서 진학 중인 탓이다. 완전한 사투리도, 완전한 서울말도 구사할 수 없는 난 현재 이도저도 아닌 제3의 언어를 구사 중이다. 상경한 지방 사람들의 특징처럼 나 역시 사투리를 남들에 비해 안 쓰는 편이라는 알량한 자부심도 가지고 있다. 그치만 한편으론 사투리가 언젠가 완전히 사라지게 될 미래를 생각하면 아쉬운 마음도 들기도 한다.

준(準). 어떤 명사 위에 붙어서 그 명사에 비길 만한 구실이나 자격을 가짐을 나타내는 말을 뜻한다고 한다. 처음 성대신문에 들어와 수습기자를 거치고 현재 나는 준정기자가 되었다. 준(準). 정기자는 아니지만 정기자에 비길 만큼의 기자 자격을 가짐. 일반 수습기자에 비해 겨울방학 기간에 들어온 나는 짧은 수습기자 생활을 거친 탓에 신문사 생활에 쉽게 적응할 수 없었다. 방중 활동 동안 소재 선정부터 문건 작성까지 정신 없이 몰아치는 과제들은 퇴근 후 나를 항상 자취방 침대로 이끌었다. 침대에서까지 누워서 노트북을 두드리다가 운동을 간 날, ‘회원님, 오늘 타이핑 많이 하셨죠. 목이 나와계세요’ 라는 코치님의 말을 듣고 몸이 알려줄 만큼 이렇게 부지런한 생활도 참 오랜만이라는 생각에 놀라기도 했다.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방중이 어느새 끝나간다. 그동안 나도 많이 배웠고 발전했다. 지난 방중 활동 간 ‘미리’ 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꼈다. 미리 소재를 생각하고 문건을 작성해두지 않았던 과거의 내가 느리게 내 앞을 지나간다. 바쁜 학교생활을 하면 더 정신없는 하루가 될 거 같아 두려움도 드는 한편 살짝의 설렘도 함께 느껴진다. 준(準)정기자가 기사를 미리미리 준비(準備)하라는 의미의 준(準)은 아닐지 생각하며 오늘도 책상 앞에 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