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누군가 말도 없이 탕수육 위에 소스를 붓는다면, 아마 난리가 나지 않을까? 중국집에서 밥 한 끼를 먹을 때에도, 우리는 우리의 의견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대화해야 한다. 그렇다면 당연히, 이보다도 중요한 우리 사회의 문제들에 대해서도 우리는 우리의 의견이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하고 대화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여기, 다름을 배우고, 이야기하는 한 동아리를 소개하려고 한다. 바로, 성균관대 토론동아리 SKFC다.

학기 중 매주 수요일, SKFC는 경제, 정치, 법 등 다양한 주제로 토론한다. 민감한 주제도, 생소한 주제도, 복잡한 주제도 피하지 않는다. 여성도 군대에 가야 할까? 부모를 죽인 자식이라고 일반 살인범보다 강하게 처벌받아야 할까? 가정폭력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가정폭력 가해자를 처벌해도 될까? 아마 이런 말들을 명절 가족들이 모인 자리 혹은 친구들과 함께하는 술자리에서 꺼낸다면 논쟁이 감정싸움으로 번질 수도 있고, 뭐 그런 것을 이야기하냐며 분위기가 싸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곳, SKFC는 그런 논제들을 가지고 토론한다. 누군가는 당연시하는 것에 문제를 제기하고, 덮어두고 논의를 피하려고 하는 것을 이야기한다. 물론, 탄탄한 논리와 근거를 갖추고 문제를 제기하고, 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결과를 위한 방안을 이야기한다.

여담이지만, 이렇게 SKFC에서 활동하고 ‘스피치와 토론’을 들으면 무조건 A+을 받는다(받아야 한다)는 농담이 있는데, 사실이다. 한번 토론을 배우고 나면, 스토 A+은 가볍게 챙겨갈 수 있고, 발표 수업도 편안하게 준비할 수 있게 된다. 말하는 것에 자신감이 붙는다. 정말 유익한 동아리 아닌가?

아, 물론 SKFC는 딱딱하고 학술적이기만 한 동아리가 아니고, SKFC 사람들도 매사에 비판적이고, 논리로 접근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SKFC와 함께한 MT, 소풍, 술자리는 내 인생에서 가장 재밌는 기억들로 남아있다. 그리고 우리 동아리 사람들만큼 재미있고 다정한 사람들이 또 있을까. 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은 늘 즐겁다. 내가 가장 신뢰하는 사람들이 모두 SKFC 사람들이다. 힘들 땐 언제든 의지할 수 있고, 기쁠 땐 기쁨을 나눌 수 있는 사람들, 삶을 대하는 태도에서도 배울 것이 참 많은 우리 동아리 사람들이다. 가장 대학생다운 대학생 생활, 동아리다운 동아리 생활을 할 수 있는 곳이 바로 SKFC 아닐까.

SKFC에서 활동한 지 1년이 되어간다. 이젠 동방 소파가 집 침대보다 익숙하다. 나의 작년 한 해는 SKFC로 가득 찼고, 그 덕에 행복했다. 그리고 이제 24학년도 1학기를 SKFC와 함께 시작한다. 회장을 맡아 어깨가 무겁기야 하지만, 새로운 경험을 하고, 추억을 만들어 갈 생각에 벌써 설렌다. SKFC는 올해도, 앞으로도 수요일마다 토론하며 다름을 배울 것이다. 새로 시작하는 한 학기 SKFC도 사랑하는 우리 부원들도 모두 더 성장하는, 더 행복한 한 학기가 되기를 바라며, 글을 마무리한다.

PS. 여러분, SKFC의 문은 다름을 배울 준비가 되어있는 모두에게 열려있습니다. SKFC에 큰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장형준(영문23) 학우.
장형준(영문23) 학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