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홍예원 기자 (nyaong127@skkuw.com)

취재의 사전적 정의는 기사에 필요한 재료를 얻는 일이다. 나는 그 방법으로 인터넷 검색과 독서, 인터뷰를 이용했다. 기억과 감정이 남은 인터뷰이들이 많다. 먼저 재난관리 기사를 준비할 때 첫 인터뷰이셨던 호남대 문현철 교수님께 내 인터뷰 태도가 서툴렀던 점이 죄송하다. 첫 대면 인터뷰이셨던 정해선 안산 온마음센터장님께서 핸드폰을 안 가져간 나를 지하철역까지 차로 태워주셔서 감사했다. 군 사법체제 기사를 쓸 때, 법무법인 백상 강석민 변호사님께서 바쁘신 일정 중 흘러가면 되돌릴 수 없는 2시간을 내게 주셨다. 인터뷰에서 인터뷰이는 시간과 정보를 기부하고 기자는 이를 요구하며 실례한다. 기자는 인터뷰이께 무한히 감사하고 죄송할 뿐이다. 그래서 장시간의 인터뷰를 마치면 한동안 여운이 남는다. 민폐 끼치기를 극도로 싫어하는 나는 계속해서 실례해야 하는 이 일을 직업으로 삼으려 한다. 나는 이 내적 괴리와 이런 관계를 대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외국인 노동자 기사를 쓸 때, 중소기업중앙회 이기중 실장님은 내가 세상을 보는 방법을 바꾸셨다. 이전에 나는 사회적 공론장에서 내는 목소리의 영향력이 작은 사람의 편에 서는 게 정답이라 생각했는데, 이 실장님과 인터뷰 이후 모두가 각자의 입장이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 또 한번은 한 제조업주님께 저녁 9시경 무작정 전화를 걸었다. 그녀는 외국인 노동자로 인한 고충과 과중한 업무량, 어려운 생계를 토로하셨다. 다른 어려운 사람을 돕고자 조금이지만 기부를 하고 있다고도 말씀하셨다. 기사에 실리기를 꺼리시며 내가 다시 전화해도 안 받겠다는 말씀으로 전화를 끊으셨다. 사업 유지를 위해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할 수밖에 없는데 기사가 나가면 외국인 노동자들이 알게 되니 눈치를 보시는 마음이 느껴졌다. 또 일면식도 없으며 한참 어린 나에게 고충을 토로하실 만큼 마음이 어려우신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인지 나는 전화를 끊고 울었다. 또 깊은 인상이 남은 분은 한국행정연구원 정동재 연구원님이다. 우리 학교 선배님이셨고 어린 나를 기자로서 존중해주시며 가능한 모든 걸 알려주시려는 애정 어린 태도에 감동받았다. 그는 내게 외국인 노동자에 관심을 가져줘 고맙다고 말씀하셨다. 이 인터뷰가 끝나고 나는 벅차서 내게 인터뷰 자격을 준 성대신문에게 사랑한다고 속으로 외쳤다. 이분들을 포함해 인터뷰에 응해주신 전문가 29분과 학우 7분께, 1시간에서 3시간까지 귀중한 시간을 내게 선물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나는 역량이 부족해 미흡한 기사밖에 쓸 수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전부는 당장의 역량을 가능한 발휘하는 것뿐이다. 나의 개인적 노력이 충분했는지에 대한 판단은 각자의 몫이다. 더 잘 쓰지 못해 미안하다. 내 부족한 기사를 읽어주신 모든 분께 감사하다. 내 기사 작성을 돕거나 내 얘기를 들어주고 응원해준 신문사 사람들께도 감사하다. 그들 덕분에 내 모든 기사와 지금의 내가 있다.

홍예원 기자.
홍예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