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백지원 기자 (whitepaper@skkuw.com)

맛있는 음식을 위해 신선한 식재료 공수하고자 노력해

학우들에게 친근하고 정겨운 공간으로 기억되길

정오 시간, 자과캠 샛길로 나와 식당가를 걷다 보면 사람들이 빼곡하게 줄을 서 있는 한 식당이 보인다. 고소한 육회비빔밥과 뜨끈한 된장찌개를 대접하며 학우 한 명 한 명을 따뜻하게 맞아주는 ‘율천회관’이다. 지난달 26일, 학우들을 향한 사랑이 넘치는 율천회관에서 김민희(43) 사장을 만났다.

율천회관은 2022년 우리 학교 자과캠 앞 골목에 자리를 잡았다. 요리하는 것에 애정이 있었던 김 사장은 자신의 전 직업이었던 공무원을 그만두고 본가와 가까운 율천동에 삼겹살 식당을 개업했다. 하지만 삼겹살 식당은 주메뉴였던 고기보다 비빔밥 메뉴가 더 잘 팔리면서 문을 닫게 됐다. 이후 메뉴 중 가장 인기가 많던 육회비빔밥을 대표 메뉴로 파는 현재의 율천회관이 시작됐다.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망하더라도 도전해 보자는 패기로 시작한 가게인데, 장사가 잘돼서 뿌듯해요. 여기서는 사장으로 일하니까 직장에서의 스트레스도 없어서 좋죠.”

율천회관의 이름과 디자인은 김 사장의 도전 정신에서 나왔다. 그는 자영업에 처음 도전해 봤기 때문에 업종에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뒀다. “고깃집이 망하면 밥집을 하고 밥집이 망하면 카페를 차려보자는 마음이었어요.” 이에 따라 삼겹살 식당부터 하나씩 도전해 보자는 마음으로 인테리어와 상호 모두 특정 업종이 드러나지 않는 단순한 디자인과 이름으로 정했다. 깔끔하고 세련된 내부 인테리어도 율천회관의 매력 중 하나다. 주방 반대편 벽에 크게 걸려있는 액자들은 언뜻 보면 그림처럼 보이지만 이는 그의 집에 있는 에르메스 스카프를 펼쳐 액자에 걸어놓은 것이다. 건축학과를 졸업한 그는 자신이 공부했던 분야를 식당 인테리어에 녹여내는 새로운 도전을 했다. “예산이 넉넉하진 않았지만 공부했던 분야인 만큼 원하는 스타일대로 디자인하고 공사를 진행했어요.”

율천회관의 내부.  사진ㅣ백지원 기자 whitepaper@
율천회관의 내부.  사진ㅣ백지원 기자 whitepaper@

 

율천회관의 메뉴는 육회비빔밥과 전복 비빔밥 단 두 가지다. 이 두 메뉴가 가장 인기가 많았을뿐더러 메뉴가 너무 많으면 메뉴를 결정하기 어려워하는 손님들도 있었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율천회관의 비빔밥의 매력은 좋은 식재료에서 나온다고 밝혔다. 그는 높은 품질의 비빔밥을 제공하기 위해 매일 신선한 식재료를 준비한다. 김 사장은 “고향 친구가 육가공 회사의 사장이라 좋은 등급의 고기를 저렴하게 가져올 수 있다”며 “전복은 완도에서 오는 것을 바로 받아 매주 토요일 오후에 닦고 장을 담그는 작업을 한다”고 전했다. 그뿐만 아니라 김 사장은 대전 유성시장의 방앗간에서 직접 오는 참기름과 농협에서 파는 가장 높은 등급의 쌀을 사용하며 좋은 음식을 위해 정성을 쏟고 있다.

또한 김 사장은 방문하는 학우들에게 따뜻하게 말을 걸고 그들과 소소한 대화를 나누며 행복을 느낀다. “전에 왔던 학생들이 다시 방문하고 같이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를 알아갈 때 가장 기뻐요. 자주 오는 친구들은 이름도 다 외우고 있고 별명으로 부르며 반말로 친근하게 대하죠.” 뿐만 아니라 그는 지역 나눔 기부 활동인 ‘율천사’를 통해 복지사각지대 및 저소득 주민들에게 음식을 나눔하며 자신의 선한 영향력을 세상에 전하고 있다. “한 달에 40인분의 무료 식사를 사람들에게 제공하고 있는데 받은 사랑을 다시 베풀 수 있어서 뿌듯해요.” 그의 목표는 지금 이 상태를 유지하며 오랫동안 율천회관의 역사를 이어가는 것이다. “분점을 낼 계획은 없고 같은 자리에서 계속 장사하며 친근한 공간으로 오랫동안 기억되고 싶어요.” 특색 있는 음식과 사랑이 가득한 율천회관에 방문해 비빔밥을 먹으며 따뜻한 담소를 나눠보는 것은 어떨까. 

율천회관의 메뉴판과 주방. 사진ㅣ백지원 기자 whitepaper@
율천회관의 메뉴판과 주방. 사진ㅣ백지원 기자 whitepap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