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장민지 기자 (wkdalswl0531@skkuw.com)

해를 거듭하며 MD 교과목 수 다양해졌지만 비전공TO는 여전히 ‘0’

비전공TO 확대 협조 요청해 학우들 수강권 보장할 예정

지난달 진행된 2024학년도 1학기 수강신청에서 대다수의 마이크로디그리(Micro Degree, 이하 MD) 참여학우가 MD 교과목을 신청하지 못한 문제가 발생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MD 참여학우의 수강권이 충분히 보장되지 않고 있다는 불만이 제기됐다.

MD, 지속적인 혁신으로 나아가는 3년째의 여정
MD란 특정 학문 분야가 제시하는 과목군에서 각 최소 단위 학점을 이수하면 이수 내역을 인증받는 학점 단위 인증제로, 우리 학교의 경우 2022학년도부터 MD를 시작하며 학우들에게 폭넓은 학습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본지 1710호 “마이크로디그리, 소규모 학점으로 폭넓은 학습의 기회” 기사 참조). 학점 이수 부담이 컸던 기존의 복수전공 및 융합트랙과 달리 MD는 최소 9학점부터 많게는 12학점까지만 이수하면 되기에 적은 부담으로 타 전공과목을 수강하고 관련 이수증을 수여받을 수 있다. 우리 학교 교무팀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MD를 이수하는 학우는 약 1,469명으로, 현재까지 약 2,041명에 달하는 학우들이 MD를 이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학과 차원에서 운영 중인 바이오센서 MD와 성균인문학 MD를 제외할 때 현재 모든 MD는 △산학밀착형 차세대 반도체 융합인력양성 사업단 △인공지능혁신융합대학사업단 △인문사회융합인재양성사업단(이하 HUSS)을 비롯한 8개의 사업단과 학부 및 단과대학의 연계 하에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사업단은 사업 목표에 맞는 MD를 개설하고 해당 MD의 교육과정에 부합하는 기존 전공과목을 MD의 교과목으로 지정한다. 기존의 교과목을 활용하는 것에서 나아가 새로운 교과목을 개발하기도 한다. 일례로 산학밀착형 차세대 반도체 융합인력양성 사업단의 경우, 전자전기공학부 전공의 실무 경험 확대를 위해 아날로그디지털혼성집적회로설계, 아날로그CMOS집적회로설계와 같은 교과목을 개발했으며 해당 교과목을 반도체 설계트랙 MD 교과목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우리 학교 교무팀 김선효 선임은 “학생들이 졸업과 무관하게 다양한 과목을 수강하며 융합형 인재로 성장할 수 있게끔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며 “일반적으로는 3~4개의 과목만 들어도 MD 이수증을 수여받을 수 있으나 학생들의 강좌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 대략 12과목 내외로 MD 교과목을 편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후죽순 늘어난 MD, 정작 비전공TO 확보는
이처럼 MD의 종류 및 교과목을 다양하게 증설하기 위한 노력은 해마다 더해지고 있으나 정작 MD 참여학우의 수강신청 편의를 위한 제도 개선은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다. 보통 적게는 2개 많게는 6개 학과의 전공과목이 MD 교과목으로 지정되는데 참여학우 본인의 소속 학과가 주관하는 MD 교과목이 아닌 경우 비전공생 자격으로 수강신청해야 한다. 허나 이번 학기 수강신청에서 대다수 MD 교과목의 비전공TO가 0으로 설정돼 MD 참여학우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인공지능 콘텐츠 MD 교과목을 수강하고자 했던 A학우는 “타 전공을 부담 없이 경험하고 싶어 MD를 신청했으나 비전공TO가 열리지 않아 수강 자체가 불가능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1차 수강신청 당시 HUSS가 주관하는 12개 MD의 교과목 대부분에서 비전공TO가 0으로 설정됐고, 비전공TO 확보를 요청한 이후에도 전체 35개의 교과목 중 단 6개의 교과목에서만 비전공TO가 확보된 것으로 조사됐다. 비전공TO의 개설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에 대해 의료인공지능융합인재양성사업단은 “원전공생의 이수를 우선으로 해야 하기에 비전공TO 확보가 어렵다”며 “지속적으로 교강사에게 비전공TO 확대를 요청하고 있으나 협조가 원활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처럼 우리 학교는 수강인원 제한 설정을 교강사의 재량에 맡기고 있어 교강사가 MD 참여학우를 위한 비전공TO를 열지 않는 한, 비전공생 MD 참여학우는 해당 교과목을 수강하기 어렵다. 이에 대해 김 선임은 “수업 운영 및 TO 개설은 교강사 권한인 만큼 MD 교과목으로 지정된 강좌에 비전공TO 확보를 강제하는 건 사실상 어렵다”고 전했다.
 

학우 혼란 가중시키는 불충분한 안내
이렇듯 비전공생으로 분류된 MD 참여학우의 경우 비전공TO가 없으면 직접 교수에게 증원 요청을 해야 한다. 또한 MD 참여학우를 대상으로 수강신청 방법에 대한 상세한 설명 역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의료 인공지능 MD를 수강 중인 B학우는 “의과대학 내규에 따라 의료AI정보학과 같은 학석연계 과목은 전공TO로 수강신청이 이뤄지고 그 외 타 학과 전공과목은 비전공TO로만 신청이 가능하지만 이에 대한 상세한 공지가 없었다”며 “행정실로도 문의했으나 정확한 답변을 얻을 수 없어 혼란스러웠다”고 전했다. 실제로 우리 학교 홈페이지의 MD 관련 공지사항에는 ‘각 마이크로디그리별 자세한 사항은 주관학과에 문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문구만 기재돼 있을 뿐, 수강신청 방법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제공되고 있지 않다. 첨단 반도체 MD를 이수하고 있는 C학우는 “MD를 신청하면 당연히 융합트랙처럼 전공TO로 수강신청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수강신청 당시에도 비전공생이라 신청이 불허하다는 창이 떴지만, 시스템상 행정적 오류가 난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MD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한 사업단과 행정실은 비전공생 MD 참여학우의 수강신청 및 안내 부족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먼저 사업단들은 상설 협의체를 개설해 MD 참여학우들의 수강신청 편의를 위한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다. 일례로 지난 8일 HUSS는 교육과정 심의위원회를 개최해 학우들의 수강신청 편의성 개선을 위한 제도적 논의를 진행했다. 이에 더해 사회과학대학 행정실은 “비전공생 MD 참여학생들이 MD 교과목을 신청하기 어렵다는 것을 행정실에서도 인지한 상태”라며 “다음 학기부터는 주관학과 및 교강사분들께 적극적으로 비전공TO 확대를 어필해 학생들의 어려움을 덜어줄 것”이라 덧붙였다.

한편 미흡한 안내에 대해 김 선임은 “MD가 시행된 지 3년이 됐고 그에 대한 홍보도 잘 이뤄지고 있다고 생각했다”며 “MD 참여학생을 대상으로 수강신청 방법과 더불어 MD 자체에 대해서도 더 정확히 안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어서 반도체 소부장 혁신융합대학 사업단은 “수강신청 시스템에 대한 안내가 부족했음을 인정한다”며 “MD 참여학생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상세한 수강신청 안내서나 설명서 등을 제작해 배포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MD가 전공을 허문 다양한 융합교육을 목표로 하는 만큼 제도의 취지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비전공TO 확보를 통한 학우들의 수강권 보장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