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영진 기자 (nowitzki@skku.edu)

간은 불완전한 동물이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단점이 존재한다. 그렇기에 자신의 부족한 점을 극복하는 인물만이 ‘성공한 사람’이라는 영광스러운 호칭을 얻을 수 있다. 기자가 지금 소개할 빌 월튼(Bill Walton)과 존 F 케네디(John F. Kennedy)는 단점을 오히려 장점으로 바꿔 자신의 새로운 인생을 개척한 사람이다.

월튼은 미국프로농구 NBA에서 7∼80년대를 풍미했던, 하지만 잦은 무릎 부상으로 기대만큼의 업적을 쌓지 못한 선수이다. UCLA 대학과 프로팀(△포틀랜드 △샌디에이고 △보스턴)을 거치며 센터로 뛴 그는 현재 미국 NBC 방송의 NBA 해설위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언뜻 보면 특기할 만한 요소가 없어 보인다. 그런데 월튼이 지독한 ‘말더듬이’였다는 점을 알게 된다면 많은 사람들이 놀랄 것이다.

아니, 말을 더듬는 사람이 해설위원이라고? 보통 해설위원이라는 일은 수려한 언변을 자랑하는 사람들이 하지 않는가! 그렇기에 그가 정말 대단하다는 것이다. 월튼은 워낙 말더듬이 심해 선수시절에는 인터뷰 중 엄청난 곤란을 겪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그는 말더듬 증세를 극복하기 위해 대학 때 ‘말하기 수업’을 따로 수강하기도 하고 대학 졸업 후에도 부단한 노력을 기울였다. 그 후로 90년대 중반부터 NBA 방송의 해설가로 활약하게 된다. 현재 미국 농구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에게 빌 월튼은 ‘최고의 독설갗로 불리지, ‘말더듬이’로 불리지 않는다(지금도 그의 말투는 조금 어눌한 것이 사실이다).

케네디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듯 미국의 대통령에 당선됐던 인물이다. 하지만 사상 최연소 대통령이라는 명예에 오르기까지 그가 어떤 노력을 했는지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케네디가 하원의원에 처음 당선됐을 때는 매우 수줍고 조용한 사람이었다. 그러던 그는 상원에 입성한 후 참모인 소렌센을 만난 후 필사의 노력을 기울인 끝에 유창한 웅변가로 변신할 수 있었다. 케네디는 자신의 단점이었던 연설능력을 극적으로 향상시킨 덕분에 미국 역사상 가장 치열했다는 1960년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의 경쟁자인 리처드 닉슨(Richard M. Nixon)을 간발의 차로 꺾고 당선될 수 있었다.

케네디는 대통령이 된 후에도 노력을 계속했다. 한 달에 두 번 하는 TV 기자회견 때는 긴 낮잠을 자고 참모들과 예상 질의응답을 하며 멜빵끈을 동여매는 등 ‘훈련 중인 운동선수’처럼 준비를 했다고 한다. 그런 노력이 수줍음 많던 청년을 매력과 활력이 넘치는 ‘멋진 연설갗로 만들었다.

약 월튼이 말더듬이라는 단점에 매여서 자신에 체념했다면, 그리고 케네디가 연설능력 향상에 필사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면 유명 해설위원 빌 월튼과 20세기 최고 지지율의 대통령 케네디는 없었을 것이다. 자신의 단점을 오히려 장점으로 승화시킨 이들의 예는 자신의 단점으로 인해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한 줄기 빛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