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지재희 대학부장 (chihee@skku.edu)

교육은 어떤 측면에서는 해당 시기의 지배적인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기능하기도 하며 역사적으로 대립의 공간이기도 했다. 이것을 통해서 지배가 공고해졌던 때도 있었고 저항이 싹튼 때도 있었다. 그리고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는 교육공공성을 실현하고자 하는 교육운동도 후자의 개념에서 이해될 것이다.

교육운동은 교육이 발전해 오는 과정에서 그 나름의 역할을 하며 지속돼 왔다. 이에 얼핏 생각해볼 때 대학생과 교육운동은 아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Post-High School’이란 말을 들어봤는가. 이 표현은 마치 고3 수험생이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것처럼 취업준비와 학점 취득을 위해 대학의 자율성과 창조성을 포기하는 것을 말한다. 또한 상호경쟁과 배제 속에 갇혀 버리는 경향을 나타낸 것이다. 이 표현처럼 학생들은 교육의 자율성을 경외시하며 교육 자체에 대해 관심을 쏟고 있지 않다. 이에 교육운동은 대학생과 밀접한 관계를 충분히 가질 수 있음에도 그렇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학생들이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교육운동의 사안은 등록금 인상일 것이다. 이는 학생들에게 직접적으로 가계에 부담이 오는 문제였기에 교육운동으로 표출될 수 있었다. 그러나 등록금 투쟁과 같은 교육운동은 연례 행사쯤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으며 이에 소수의 참여만으로 진행되고 있다. 얼마 전 우리 학교에서 열렸던 등록금 인상 반대 집회를 보더라도 많은 학생들의 참여를 끌지 못했다. 이외에도 교육개방, 사학법 개정 등과 같은 부분에서 교육운동을 이끌어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것들은 학생들이 직접적으로 피부에 와 닿는 사안이라고 느끼기 힘들기에 더더욱 참여를 끌어내기 힘들다.

학생들은 교육운동에 있어서 중요한 위치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교육운동은 교육문제에 대한 인식에서 출발하며 그러한 교육문제를 가장 직면하고 있는 당사자가 바로 학생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의 교육운동은 일부의 학생운동가들에 의해 주도되며 그 또한 미비할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관심에서 멀어져 있다.

교육운동은 학생운동의 한 부류로서만 기능해야하는 것이 아니다. 교육문제는 모든 학생들에게 당면한 문제로 다가오며 그것이 좋든 싫든 간에 그 문제에 대해 어느 정도 생각을 하고 의견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얼마큼 자신의 의견을 표출했는가. 거창하게 거리로 나가 주장하란 소리가 아니다. 작은 사안이라도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지 않은가. 뒤에서 하는 비판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으며 그 문제가 고쳐질리 만무하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을 것이다. 

교육운동은 작은 것 하나라도 자신이 그것에 대해 문제를 인식하고 지적을 했을 때 비로소 이뤄질 수 있는 것이며 자신의 권리를 찾는 일이기도 하다. 교육의 현장 안에 있는 내가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면 다른 그 누구의 관심은 쓸모 없는 것이 되고 만다. 교육의 현장 안에 있는 모두가 언제든지 교육문제에 대해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교육의 주체가 될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