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진 컴퓨터교육과 교수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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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해부터인가 교수님들 사이에선 요즘 학생들이 예전에 비해서 학습능력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를 하는 걸 듣고 있다. 성균관대학교에 입학할 정도면 고교시절 상당한 공부를 하고 왔을 텐데 의아스럽게도 그러한 이야기들을 듣게 된다. 물론 나 또한 직간접적으로 동조를 한 적도 있다. 하지만 풀리지 않는 의문이 있다. 우리 과 학생들만 하더라도 TOEIC이 900점이 넘는 학생들이 있고, 고등학생을 과외로 가르치는 학생도 있다. 난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실제로 굉장한 학습량을 갖고 있으며 머리 회전도 빠른 학생들이 많은데 왜 이런 생각이 들게 하는 걸까? 초등학교 시절부터 학교 수업이외에 학습지, 학원, 과외 교습 등으로 단련되고, 주말과 방학을 물리치며 살아온 그들에게 왜 학업 능력이 점점 떨어진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일까? 물론 혹자는 모 전 교육부 장관 세대라는 등 교육의 틀이 변화함에 따라 생긴 현상이라는 해석을 내놓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을 난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었다.

80년도 초를 연상해 보면 학원과 과외가 금지된 시절이었다. 그러다 보니 고교시절 오로지 교과서와 참고서에 의존해서 공부를 하게 되었고, 대학에 와서도 이러한 방식은 이어졌다. 교수님은 항상 교재와 참고서적을 제시해 주셨고, 정해준 교재 외에 참고교재를 봐가며 공부를 했었다. 도서관에서는 추가적인 참고자료와 전문잡지를 들추면서 부족한 지식이나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 채우려고 노력했었다. 바로 거기에 있었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지금의 학생들은 스스로 찾아서 공부하는 일에 너무 인색한 것 같다. 지식을 많이 갖고 있으나 항상 남이 알기 쉽게 전달해준 지식이며 내 나름대로 찾아서 쌓아두는 지식이 너무 얇은 것이었다. 나는 내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성균관대 학생들에게 당부하고 싶다. 여러분은 상당히 똑똑하고 능력 있는 학생이다. 하지만 어떤 문제를 해결하거나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 대한 투자를 조금 더 해야 한다. 교수님들이 정해진 수업 시간에 몇 백 페이지에 달하는 내용을 수십 명의 학생들에게 모두 이해시키면서 수업을 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여러분은 스스로 탐구하며 그 과정에서 문제 해결능력을 키워야 한다. 수업 시간을 시험을 위한 준비시간으로 생각하기보다 학문을 탐구하기 위한 시간으로 이해하고, 인터넷, 도서관, 그룹스터디, 서적 등을 통해 그 분야를, 그 기술과 이론을 습득하고 이해하는데 투자해야 한다. 학습능력이 떨어진 것이 아니라 스스로 찾아서 자신의 지식 체계에 융화시키는 공부 습관이 부족해서 생긴 것이라 믿고 있다. 최소한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내 수업을 듣는 학생들에게 어떻게 하면 스스로 찾아서 하는 공부를 하도록 할 것인가 고민한다. 그리고 나름대로의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내 믿음이 맞는다면 진정 우수한 학생으로 거듭나게 되고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