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지재희 대학부장 (chihee@skku.edu)

어느 독지가의 기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대학에 기부하는 사람들이 이런 식으로 표현되곤 했다. 또한 이들은 별 연고 없는 대학에 몇 십억씩 기부를 해 세상의 이슈가 되기도 했다. 그때에는 대학의 기부금 모금이 활발히 이뤄지지 않았기에 그러한 기부가 더 이슈가 되기도 했을 것이다. 그러나 몇 년 사이 대학 재정의 새로운 창구로서 대학의 기부금 모금 운동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대학 총장이 직접 발로 뛰는가 하면 기부금 관련 팀을 조직해 운영하는 대학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우리 학교 또한 소액기부운동이나 기부금 관련 부서나 동아리 등을 통해 모금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기부금 모금에 있어 그 대상도 동문, 직원, 학부모, 독지가, 기업체 등 학·내외를 넘나들며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가끔씩 학교 홈페이지에 동문 혹은 사업가가 몇 십억을 기부했다는 소식이 올라오곤 한다. 많은 액수의 기부금을 전달했다는 것은 분명 좋은 일이라고 보인다. 우리 학교처럼 특별한 수익사업이 없는 학교의 경우엔 기부금은 중요한 대학 재정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학교가 기부금을 많이 낸 동문 혹은 기업가 등에게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너무 그들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은 아닐까. 기부금 모금대상으로 두고 있는 동문과 학부모의 경우를 보자. 우리 학교에서 진행하고 있는 동문관련 행사를 보면 크게 성균인의 날, 성균가족 골프대회 등이나 그 밖의 각 학과 동문 행사로 이뤄져 있다. 또한 학부모와 관련된 행사를 보면 엄마는 신입생을 들 수 있다. 동문 행사를 두고 이야기를 해보자. 동문들은 이러한 행사를 통해 학교의 발전을 느끼기도, 자부심을 키우기도 할 것이다. 그런데 이 행사들에 얼마나 많은 동문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을까. 동문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행사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학부모에 대한 행사는 어떤가. 참여할 수 있는 행사가 극히 적어 우리 학교에 대해 제대로 알기도 힘들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 학교는 동문과 학부모를 학교 구성원으로 보고 있다. 이에 이들에 대해 기부활동을 펼치며 기부하기를 홍보한다. 그런데 학교 구성원으로서 이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행사가 잘 마련돼 있는가. 혹은 그들이 학교 구성원이라는 인식을 할 수 있도록 홍보가 잘 되고 있는가. 동문이나 학부모에게 기부하기를 바라기 전에 그들에게 학교의 구성원으로서 혜택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 학교에 대한 자부심이나 애착이 강하지 않은 이상 기부에 대해 홍보하는 것은 학교 측의 입장만이 강조된 행동이 아닐까. 동문과 학부모를 기부를 하는 대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학교의 구성원으로서 학교와 연결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기부를 떠나서 평소에 학교가 그들에 대해 관심을 가진다면 학교의 허울뿐인 구성원이 아니라 진정한 구성원을 만드는 방법이 되지 않을까. 그들에게 뭔가를 요구하기 전에 혜택을 주는 모습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