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지연 편집장 (idealist13@skku.edu)

‘선택과 집중’은 경영 전략을 말할 때 많이 나오는 표현이다.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의 입장을 생각해 볼 때, 수익성이 낮은 부분은 과감하게 정리하고 수익성이 좋은 부분은 자원과 시간을 집중해서 수익성을 높이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다. 그러나 최근 이러한 방식을 추구하는 것은 비단 기업만이 아니다. 선택과 집중의 투자방식은 각종 분야에 도입되고 있다. 사실 이러한 투자 방법은 우리나라에서는 익숙한 방식이다. 대도시를 선택해 집중 투자하는 방식으로 빠른 경제성장을 이뤄냈으니 말이다.

성장거점을 집중 개발함으로써 그 개발효과를 주변지역으로 파급시키길 수 있을 것이라 예상했고 그것이 바로 이 개발방식의 목적이었다. 그러나 오늘날의 모습을 보면 집중 개발된 거점이 지닌 개발효과의 파급력이 오히려 흡수력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교통이 발달될수록 서울의 기능은 더욱 강화되는 경향을 보였고, 지방을 개발해야한다는 구호와 몇 가지 대안들이 해마다 나오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는 없는 실정이다.

이러한 경영전략이 적용되는 것은 교육도 예외가 아니다. 교육인적자원부가 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지난 1999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두뇌한국21(이하:BK21)’ 또한 선택과 집중의 투자 원칙을 따르고 있다. 이번 2단계 BK21 선정 결과에서 우리 학교는 상당한 약진을 보였다. 선정된 사업단의 두꺼운 사업신청서를 보니 이들이 BK21에 선정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것을 짐작해 볼 수 있었다.

600주년 기념관에는 이러한 성과를 자축하는 커다란 현수막이 걸렸다. 그러나 교육 분야에 있어서도 선택과 집중의 논리가 적용되는 현실이 반갑지만은 않다. 이번 BK21에는 전국 92개 대학이 지원했다. 그러나 이번 2차 BK21도 서울지역 몇 개 대학에 지원이 집중됐다는 평가를 면하지 못했다. 충남·아산 지역에 대한 지원금의 경우, 교육부가 올해 지원하는 전체 금액의 0.8%수준이라고 한다.

시대마다 선망 받는 분야는 있기 마련이지만, 최근 투자가 집중되고 있는 학문 분야는 몇 가지 전형적인 분야로 고정화되는 것 같다. 시대가 빠른 것을 원하기 때문일까, 효율성이 추구되는 사회이지만 효율성뿐만 아니라 그 효과에 대해서도 충분히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선택과 집중으로 빠른 시간 내에 경쟁력을 확보할 수는 있겠지만, 궁극적으로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것은 균형적인 발전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이제 막 시작하는 2단계 BK21이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귀추가 주목되는 시점이다. 현재 BK21 홈페이지에는 수많은 질문이 올라와 있지만 답변은 없는 상태다. 어떤 답변을 내어 놓을지 사뭇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