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권(自治權)
자치권(自治權)
  • 이혜인 기자
  • 승인 2006.08.30 00:00
  • 호수 139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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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성균관은 금잔디 식당 교체 문제로 떠들썩하다. 인사캠 학우들의 오랜 바람이었던 금잔디 식당 교체는 총학생회와 학교, 그리고 학우들이 이뤄낸 쾌거다. 현 총학생회의 적극적인 어필도 있었지만 해마다 꾸준히 금잔디 식당의 질 개선을 요구해 온 기존 총학생회와 일반 학우들의 노력이 있어 오늘의 결과를 얻게 된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약 30여년 전인 1975년은 학생 자치단체에 있어 시련의 시기였다. 당시 박정희 유신정권 아래 창설된 학도호국단은 상명하복의 명령구조를 가진 어용단체였다. 학도호국단이 우리 학교에서 약 6년간 존속하는 동안 학문의 자유로운 소통이 이뤄져야 하는 대학에서 이데올로기의 맹목적 수용이 강요됐고 이에 따라 학생들은 창조적이고 비판적인 사고의 권리를 박탈당했다. 자유로운 토론 대신 정기적인 검열을 받아야 했으며 학번 대신 군번으로 대체 가능한 호국단번을 사용해야 했던 학문의 상아탑. 그러나 민주화와 학생 자치권을 향한 열망은 꺾을 수 없었다.

2006년을 살고 있는 기자로서는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암흑의 시기였으나 당시의 학생들은 그들의 자치권을 위해 끊임없이 투쟁했으며 독재 정권에 대항해 학원 민주화 운동을 꾸준히 전개해 나갔다. 이러한 물결에 힘입어 1980년 마침내 우리 학교의 총학생회는 부활했다. 우리 선배들의 끊임없는 육체적·정신적 노력은 우리에게 현재까지 이어져 내려오는 학생 자치권을 보장해 줬고, 이 자치권으로 이번 식당 교체와 같이 우리의 요구를 관철시킬 수 있는 위치에까지 오게 된 것이다.

이번 금잔디 식당 교체는 사실 보기 드물게 대다수 학우들의 의견이 실현된 결과다. 그러나 이렇게 우리의 대표자를 뽑고 그들을 통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권리를 우리는 너무 가볍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고 있는 학생 자치권을 위해 우리의 선배들은 땀과 피를 흘렸을 것이다.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권리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그리고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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