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손동한 기자 (sohndh@skku.edu)

리만가설
‘인터넷 비밀번호 무용지물’, ‘암호체계 한 순간에 무너져’
수학에서 가장 중요한 미해결 문제라고 불리는 ‘리만 가설’의 해답이 밝혀지면 볼 수 있는 신문기사의 제목들이다. 이처럼 인터넷 암호체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리만 가설로 140년 동안이나 수수께끼로 남아있다.

리만 가설은 한마디로 ‘소수에는 어떤 패턴이 있을까’라는 문제이다. 이 가설이 오늘날에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는 인터넷의 각종 암호화 시스템에서 이 소수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현재 암호화 시스템에서 각종 정보를 교환하기 위해 두 개의 암호 열쇠가 필요하다. 통신망에 참여한 모든 사람에게 정보를 제공받기 위해 공개하는 열쇠 하나, 그리고 그 정보를 확인하기 위한 암호 해독 열쇠이다. 즉, 당신이 다른 사용자에게 메시지를 보내고자 한다면 상대가 공개한 암호화키를 이용, 정보를 암호화해 보낸다. 당신이 그 메시지를 확인하려면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암호 해독 열쇠를 통해 해독하면 된다.

이때 암호 해독 열쇠는 당신이 선택한 두 개의 커다란 소수로 구성되고, 공개되는 암호화 열쇠는 두 소수의 곱으로 구성된다. 이 암호체계의 보안은 커다란 소수를 신속하게 인수분해하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유지될 수 있다. 곧 암호화 열쇠로부터 암호 해독 열쇠를 복원하는 일이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때 암호를 이루는 소수는 보통 100자리 수가 넘어가기 때문에 컴퓨터를 이용하더라도 쉽지 않다.

따라서 이 문제가 정말로 소수의 패턴이 있다고 밝혀진다면 인수분해는 쉬워질 것이고 현대 암호화 체제는 무용지물이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리만의 가설의 가치는 100만 달러를 넘어간다.

푸앵카레 추측
얼마 전 국제 수학계는 러시아 수학자 그레고리 페럴먼이 처음으로 밀레니엄 7대 문제인 ‘푸앵카레 추측’ 을 해결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작 100만 달러의 주인공은 나타나지 않아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푸앵카레의 추측은 사과와 도넛을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라는 의외로 간단한 문제로 시작된다. 그러나 핵심은 ‘밀폐된 3차원 공간에서 모든 폐곡선이 수축돼 하나의 점이 될 수 있다면 이 공간은 반드시 원구로 변형될 수 있다’는 추론이다.

이는 실제로 위상학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2차원에서 일어난 일을 3차원으로 확대 시킬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우리 일상에서 위상학을 가장 잘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지하철 노선도다. 지하철 노선도는 우리가 실제적으로 필요로 하는 타고 내리는 곳과 환승역에 대한 위치 정보만 제공할 뿐 그 이상은 제공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노선도가 실제 지하철 경로나 방향을 정확하게 반영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를 3차원으로 확대시키면 경로와 방향 지하철 역간의 길이까지 정확한 지하철 노선도를 만들 수 있다.

산업적으로는 컴퓨터 칩 설계도나 전기회로에서 응용된다. 현재 설계도에서는 다양한 부품들이 서로 어떻게 연결돼야 하는지를 보여주지만, 푸앵카레의 추측을 해결함으로써 각종 부품과 배선 경로 및 길이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어 분야의 큰 발전을 이룩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우주의 형태까지 추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