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성 (사과계열07)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대학생활의 부푼 꿈을 안고 새터를 떠났다. 다른 학교보다 오리엔테이션의 프로그램도 다양하고 훨씬 재미있다고 해 출발 전부터 큰 기대를 가졌었다. 그러나 애초에 기대를 크게 가졌던 것이 오히려 해가 됐던 걸까. 새터 내내 보여준 학생회의 처사는 무척이나 불만스러웠다.

9시 30분까지 금잔디에서 모이라고 해 짐도 잔뜩 들고 아침 댓바람부터 기다렸다. 2박 3일을 함께 할 동기들과 선배들도 만나고 간단한 자기소개도 했다. 하지만 12시 30분에 비로소 출발하기 전까지 했던 일은 이게 전부다. 무슨 일이 있어도 11시에 출발하리라 호언장담했던 학생회의 말과 달리 겨울의 찬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며 추위에 떤 것이 3시간. 왜 출발이 늦어지는 것인지에 대한 아무런 이유 설명도, 심심한 사과의 말 한마디도 없었다. 꼭 학생회의 미안하단 소리가 듣고 싶어서가 아니다. 새터에 출발하기 전부터 모든 학우의 기운을 쪽 뺐으면 최소한 미안함을 표하는 예의라도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뿐만 아니라 왜 동아리 소개 방송제를 굳이 타지의 체육관에서 했어야했는지도 이해할 수가 없다. 물론 학생회 나름의 사정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애초에 가는 길목에서 방송제를 할 것이라면 출발을 신속하게 할 수 있도록 하거나, 그것이 불가능할 것 같으면 차라리 작년처럼 학교에서 하고 출발을 하는 것이 효율적이지 않았을까. 출발 전부터 지친 아이들은 난방도 안되는 추운 체육관의 바닥의 엉덩이를 깔고 앉아 힘겹게 박수를 치고 환호를 했다. 과연 즐기는 사람도 보여주는 이들도, 즐거운 마음으로 임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또한 새터에 가서도 종이컵이든, 휴지든, 숟가락이든 학생들을 위한 기본적 편의를 제공하는 부분에서도 여러모로 부족해 자비로 이러한 물품을 사러 가는 경우도 있었다.

학생회에게 우리의 수족이 되어달라고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이 아니다. 적어도 학생회라면, 학우들의 기쁨과 슬픔, 실망들을 누구보다 앞장서서 듣고 적극적으로 시정하려는 노력을 보여야하지 않을까. 일 년에 한번 가는 새터지만, 앞으로 두 번 다시 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만 드는 아쉬운 일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