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종석 기자 (zellar@skku.edu)

4백24만 원. 이번 학기 등록금 고지서를 받아들고 통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올해도 7.2%라는 수치가 얼마나 많은 학우들과 학부모의 가슴을 난도질 했을까.

올해 처음 등협에 언론사가 참관해 서기역할을 했을 때, 왜 학생대표들이 끌려 다니기 식의 협상을 할 수 밖에 없는가, 왜 학교에서는 등록금 설명회라고 말하는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 등록금 협상 테이블 자체의 한계는 식상하고 지루하게도 많이 나왔던 말이다. 그러나 그것을 직접 실감했을 때는 막막했다. 학생대표들도 아마 기자와 비슷한 느낌을 받지 않았을까 한다. 20년 동안 학교 예산을 맡아온 전문가와 한 달 동안 등협을 준비하는 일개 학생, 애초부터 협상자체가 될 수가 없는 구조다. 난생 처음 등협의 서기로 들어가, 자료제공을 받지 못한 채 협상하는 과정을 들리는 대로 옮겨 적다보니 부끄럽게도 틀린 회계용어를 쓰는 등 등협이 만만치 않은 자리라는 것을 느꼈다.

한편 몇몇 대표들은 협상에 한 번씩 혹은 여러 번 참가조차 하지 않은 적이 있었다. 학우들의 권한을 위임받았다는 협상단조차 소극적인 자세로 임한다면 소위 말하는 협상은 설명회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또한 등협 때 예산기획팀의 설명을 들은 후 중간 중간 내부회의를 위해 브레이크 타임을 걸어 한 시간을 훌쩍 넘는 시간을 사용하던 학생대표들. 기자에게는 협상단 내부에서조차 지향하는 바가 달랐다고 보였다. 기자가 보기에는 한 명의 대표가 학교 측에 질문 혹은 주장을 할 때 다른 대표들은 방관하는 태도로 등협을 일관했으며, 협상단 내부에서도 암묵적으로 서로를 약간씩 배제하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러나 어떻게든 소통을 잘했다고 평가 받아야 하는 것이 학생자치단체이며, 소통을 잘하겠다고 매번 부르짖는 것이 학생자치단체이지 않겠는가. 그들 내부의 소통, 학우와의 소통, 과연 학우들은 그들의 소통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을까.

다음해에는 학우들의 목소리가 가득 실린 협상단의 발언을 들을 수 있을 것인가 한번 부질없는 기대를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