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승영 기자 (xiahandme@skku.edu)

1984년 8회 대학가요제. 대상 수상자는 우리학교에 재학 중인 이유진 동문이었다. 여성 솔로로 나와 ‘사랑은 눈물 한 방울로 시작되고’라는 감성적인 사랑 노래로 당당히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 첫 번째 성균인. 여기, 20여년의 세월을 지나 또 다시 그 명예의 전당을 바라보는 성균인들이 있다.

■올해 대학가요제는 300여명의 대학생들이 도전했다고 들었다. 그 중 본선 진출에 성공한 열두 팀 안에 뽑혔는데
박소연(이하:박) 올해 1월부터 준비를 시작했는데 솔직히 기대만 많이 했었다. 실제로 개강 첫 주에 본선 합격 통보를 받으니 정말 기분이 좋았다. 그래도 아직은 실감이 안 난다.
류창한(이하:류) 제대를 한 후에 집에는 “이제 음악 안 하겠다”라고 말씀드렸는데 본선에 진출하게 돼 말하기가 곤란하기도 했다.(웃음) 지난 추석 때 가족들이 모인 자리에서 말씀드렸는데 결선까지 나가게 됐다고 하니 좋아하시더라.

■본선 진출자 오리엔테이션을 통해서 다른 대학생들의 곡들도 들었을 것 같다. 대학가요만의 무엇이 느껴지던가
류: 여타 대중가요들에 비해 소재나 리듬 구성 등에서 참신한 시도들이 많이 보인 것은 사실이다. 물론 전문가에게 편곡을 맡긴 것처럼 정확도나 완성도가 높은 곡들도 있긴 했지만, 적게 들어가도 될 부분이 좀 더 들어가는 식의 ‘가다듬어지지 않음’으로 충분히 대학생들의 아마추어리즘을 잘 살린 곡들도 있었다.
박: 기존의 대중가요 같은 음악을 갖고 나온 팀도 있었다. 그렇지만 군대나 공상과학을 배경으로 하는 독특한 가사나 틀에 박힌 기승전결 구성을 탈피한 참신한 곡들도 많았다.

■본인들의 곡은 어떠한가
박: 곡을 만들기 전에 대학가요제에 나간다고 하니까 주변에서 “미술 하는 애가 무슨 음악이야”라며 걱정을 빙자한 좌절감을 많이 안겨 주시더라. 이렇게 어지럽고 튀는 것을 억누르는 세상 속에서도 난 내 꿈을 이룬다는 내용의 곡이다. 멜로디도 몽환적으로 작곡했다.
류: 대학가요제 출전을 위해 만든 곡은 아니었는데 기타 치는 형의 이별 경험담을 소재로 한 곡이다. 사귄 지 3일 만에 “이건 아닌 것 같다”고 생각해 여자를 찼다고 하는 데 반대로 그런 상황에서 여자가 느꼈을 법한 감정들을 가사로 적어 만들었다. 유쾌하지 않은 감정의 가사에 유쾌한 팝 밴드 식 멜로디를 구성해서 진지하거나 우울하지만은 않게 그린 20대의 사랑에 관한 곡이다.

시청자가 아닌 2007 대학가요제 출전자로서 실감하는 것이 있는지
박:  MBC 방송국에서 대학가요제 제작에 책정하는 예산이 계속 줄고 있다고 들었다. 대학가요제 자체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줄어든 가장 단적인 결과인 것 같다.
류: 가요제들도 워낙 많아지고, 기획사 오디션, UCC를 통해 자신의 끼를 표출할 수 있는 길이 워낙 많아지다 보니 신인가수 등용문이라는 과거 대학가요제만의 위상이 점차 옅어 지고 있다고 느낀다. 위축된 음반시장도 그런 어려움을 부추기는 하나의 이유인 것 같고. 이번 대학가요제의 경우에는 출전자들의 개인기도 프로그램에 포함되어 있는데 대학가요제 본연의 취지와는 조금 어긋나는 것 같다.

■참 오랜만에 대학가요제 본선에 진출한 성균인인 것 같은데
류박:  그 동안 대학가요제 본선까지 오른 우리 학교 학생들이 많지 않아 홍보에 어려움도 있었다. 홍보팀에 갔더니 굉장히 난감해 하시더라. 서울대나 부산대의 200명 가까이 되는 응원단이 조금 부럽기도 했고.(웃음) 물론 수상까지 하면 좋겠지만 우선은 ‘대학가요제 본선 진출’이라는 대학 시절의 추억을 만들게 돼 기쁘다. 앞으로도 대학 생활의 한 시절을 대학가요제에 바친 열정적인 학우님들이 우리 학교에서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