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용민 기자 (claise@skku.edu)

전 세계적으로 예술 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를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미 미국의 브로드웨이와 영국의 웨스트엔드는 무대공연 컨텐츠의 대거 수출로 큰 수익을 거둬들이고 있고 아시아와 유럽 등지에서도 예술 거래 네트워크의 활성화를 통해 자국의 공연 문화를 수출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도 이런 세계의 흐름에 발맞춰 2005년부터 문화관광부 주최의 ‘서울아트마켓’을 열고 있다. 오는 9일부터 6일간 대학로 일대와 한국국제교류재단 문화센터 등지에서 열리게 될 이 행사는 한국 공연예술의 국내 유통 및 국제 교류 활성화를 목적으로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해외 수출 네트워크 구축에 무게를 둬 기획되고 있다. 비록 3년 밖에 되지 않은 신생 행사지만 참가 인원 및 수익 성과가 점점 늘어나는 등 서울아트마켓에 대한 관심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2007 서울아트마켓의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이규석 추진위원장은 “일단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거창한 명분보다는 공연을 수출할 수 있는 통로를 구축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당장은 예술 산업의 기초적인 바탕 설계를 위해 노력할 뜻을 내비쳤다.

2007 서울아트마켓은 크게 △쇼케이스 △부스전시 △학술행사로 구성된다. 먼저 쇼케이스 ‘PAM’s Choice’는 해외 시장에 내놓을 공연 컨텐츠를 바이어들에게 선보이는 자리로 연극, 음악, 무용 등 총 17개의 한국 작품이 공연될 예정이다. 이번 쇼케이스 작품 선정 기준에 대해 행사 실무 담당을 맡고 있는 강민경 직원은 “기본적인 기준은 당연히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가지고 있는가’ 이지만 올해는 특별히 작품이 ‘해외에 수출할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있는가’ 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부스전시도 공연 예술 컨텐츠의 수출을 목적으로 하는 77개 단체가 열띤 홍보를 할 예정이다. 비록 PAM’s Choice에는 선정되지 못했지만 작품성과 대중성에서 국제적 성공의 가능성을 보인 작품들이 전시될 부스전시에서는 바이어와의 상담과 관객과의 교류를 통해 공연 컨텐츠 해외수출에 장기적인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렇게 순수 공연예술 컨텐츠에 집중하는 행사의 취지에 관해 강 직원은 “대중예술과 달리 공연예술은 스스로 수출 활로를 찾기 어렵기 때문에 공식 기관이 바깥으로 나갈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며 서울아트마켓의 기능을 강조했다.

앞선 두 행사와 달리 학술행사에서는 공연예술경영이라는 큰 틀을 주제로 한 전문가들의 논의가 이뤄진다. IETM(유럽공연예술회의) 주최의 이번 학술 행사는 한국 최초의 대규모 국제공연예술회의라는 의미도 가지고 있는데 유럽ㆍ아시아 공연예술 현장에서 발로 뛴 전문가들의 노하우와 각 국의 예술 시장 현안을 직접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첫 세션의 사회자를 맡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의 이승엽 교수는 “이번 회의에서는 각국이 갖고 있는 예술경영의 이슈들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며 이를 토대로 우리 예술경영의 문제점을 해결할 실마리가 도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이번 회의의 의의를 밝혔다.

개최를 앞두고 있는 서울아트마켓은 지난 2년간 72건에 다다르는 한국 예술 컨텐츠의 해외 수출을 성사시킴으로써 한국 예술공연의 해외 창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 위원장은 “ 경영 인프라는 어느 정도 구축됐음에도 불구하고 컨텐츠를 선보일 실질적인 창구가 부족한 한국 예술시장의 현실에서 바로 서울아트마켓과 같은 행사의 필요성이 제기된다”고 말했다. 이런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 서울아트마켓이 앞으로 예술 산업계에 어떤 낭보를 가져다줄지 많은 문화인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 밖의 자세한 내용은 2007 서울아트마켓 홈페이지(http://www.pams.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