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혜인 편집장 (kirufif@skku.edu)

학교에 아무리 관심이 없는 학우에게라도 지난 주 캠퍼스의 달라진 분위기는 느껴졌을 것이다. 건학 609년을 맞이한 건학기념제 뿐만 아니라 3년 만에 다시 열린 성균인의 날 행사는 지난 주 내내 성균관을 들뜨게 했기 때문이다. 명륜 캠퍼스 정문 앞에 거대하게 세워진 구조물부터 대성로를 따라 캠퍼스 전체를 수놓은 각 학과들의 현수막은 ‘성균인의 날’이라는 축제가 다가왔음을 실감케 했다. 성균인의 날 본 행사가 있었던 13일에는 인사캠 셔틀버스도 필자의 경험상 처음으로 무료 운행을 했을 정도니, 정말 축제이긴 축제인가보다. 본 행사 당일 인사캠을 찾은 학우들과 동문들도 상당해 이번 행사의 규모는 물론, 모든 성균인들의 화합을 도모한다는 취지 또한 확인할 수 있을 듯 했다.

그러나 성균인들을 한 자리에서 만나는 자리였던 이 행사에서도 연예인들의 축하 공연은 빠지지 않았다. 이 정도 규모의 행사에서는 이미 불문율의 공식이 돼 버린 듯 1학기의 대동제, 2학기의 건기제, 그리고 몇 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 한 성균인의 날 행사에도 ‘역시나’였다. 2004년 첫 번째 성균인의 날 행사에도 당시의 내로라하는 톱스타(?)들이 성균관대학교에 모여 축하공연을 했었다. 그 때 수험생이었던 필자에게도 인터넷 뉴스 등을 통해 전해질 정도였으면 04년 성균인의 날 행사 규모 또한 어림 짐작이 간다. 그 때의 행사 내용은 잘 모르지만 올해는 두 번째인 만큼 학교와 총학 모두 내실을 기울이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알고 있다. 대성로를 가득 채운 학과별 현순막 행렬도 큰 볼거리일 뿐만 아니라 경매와 기부 프로그램 등 여러 가지 세부 행사들도 그 일환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들이 자칫 눈에 보이는 것들로 인해 본 의미가 퇴색되지는 않았는지 걱정이다. 연예인들의 잇단 축하 공연으로 홈커밍데이 부스가 메인 무대에서 비켜 간 것은 아닌지, 성균인들을 하나로 묶기 위한 기부 캠페인은 돈 모으기 식 행사로 비춰지진 않았는지 말이다.

성균인의 날은 예산 규모도 어마어마할 뿐만 아니라 성균인들의 마음이 하나로 모아지지 않으면 성사되기 힘든 행사다. 그러나 이 행사가 앞으로도 몇 년 주기로든지 지속적인 성대 최고의 축제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성균관대학교만의 아이템이 필요하다. 연예인들을 보러, 혹은 기념품을 받으러 휘적휘적 구경오는 성균인의 날이 아니다. 재학생들은 학우들과 한마음이 되고 좋은 선배님들과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선배님들은 대학 시절의 추억을 다시 한번 떠올려 보고 후배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그런 장이 돼야 한다. 선후배 간 화합하고, 인사캠과 자과캠 간의 괴리감을 줄이고, 단지 ‘성균인, 뭉쳐보자!’가 아닌 진정한 성균인들의 축제로 거듭나기를 바라는 것은 너무 큰 욕심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