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종혁(경영02)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평상시에 전혀 들어보지 못한 음악사회학에 관한 기사는 음악을 즐겨 듣는 나에게 큰 흥미를 불러 일으켰다. 그 시대의 감성을 표현하는 음악과 사회의 관계의 대해 체계적으로 연구하는 것이 사회학의 일종인 음악사회학은 음악을 그저 단순히 즐기기만 하는 나에게 음악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 볼 수 있게 해주었다.

기사를 본 후 현재 한국 대중문화의 핵심적인 키워드로 자리한 힙합문화와 한국사회의 관계에 대해서 생각해보았다. 힙합은 본디 미국의 흑인들이 백인들에게 당하는 멸시와 차별, 사회에 대한 분노, 한을 표현하기 위한 음악이었다. 미국의 유명 랩퍼 2pac은 수많은 노래를 통해, 거리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져 가는 흑인들의 한(恨)과 미국사회의 흑인에 대한 차별을 노래했고, 이는 미국흑인사회와 주류 백인사회에도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즉 음악이 사회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 예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미국사회의 마이너리티 흑인들의 문화인 힙합을 국내에 소개한 것은 서태지와 아이들과 듀스였다. 90년대 국내에 유입된 힙합 문화는 보수적인 한국사회에서 거지같은 바지나 질질 끌고 다니며 알지 못할 말을 중얼중얼 거리는 저질문화라는 낙인이 찍힐 수밖에 없었다. 이는 우리의 문화와 정서에 맞지 않는 흑인들의 음악을 표면적으로만 이식해 접목시키려고 한데서 오는 부작용이었다. 또한 힙합은 미디어를 통해 아이돌 스타의 음악으로 소개되어 태생이 본래의 힙합 정신과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점차 힙합은 어설프게 흑인의 갱스터 랩을 따라하는 수준에서, 조금 더 펑키한 리듬 속에 젊은이들의 일상, 자유, 좌절, 사랑, 꿈 등을 가사로 그리며 힙합은 한국적 색깔을 띠게 되었다. 또한 자유로운 힙합의 정신은 음악, 패션, 클럽문화, 영화등과 결합하여 사회의 비주류에서 점차 주류문화로 탈바꿈하게 되었다.
이는 사회가 음악에 영향을 끼친 후 다시 음악이 사회에 영향을 끼치는 과정을 잘 보여주는 예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음악사회학에 대한 연구가 전무하지만 현대 대중문화를 읽는 키워드로서 의미를 갖는 한국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