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승영 기자 (xiahandme@skku.edu)

새 정부의 탄생을 불과 3개월여 남겨 놓고 있는 지금, 대학생들은 5년 동안 진행된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를 어떻게 평가하며 또 어떤 정부를 기대하고 있을까?

7개 대학교 학생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선 ‘잘했다’는 의견이 전체의 34.3%, ‘잘못했다’는 의견이 65.4%로 과반수의 대학생들이 참여정부의 과업 수행에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집단별로는 △우리 학교(40.5%) △연세대(41.4%) △남성(40.6%) △중도성향층(39.2%) △진보성향층(41.1%)에서 비교적 많은 응답자가 ‘잘했다’는 의견을 비췄고 △서울대(72.8%) △여성(72.0%) △보수성향층(73.9%)에서 ‘잘못했다’는 의견을 상대적으로 더 많이 피력했다.

영역별로 살펴본 참여정부의 구체적인 국정수행평가로는 대북정책 부문이 58.4%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실제로 노 대통령이 북한에 약속한 경제 특구 건설과 개성공단 2단계 개발 등에 대한 지속적인 경제협력이 대학생들로 하여금 긍정적인 평가를 얻어낸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참여정부의 ‘퍼주기’식 대북정책이 얼마나 효과가 있는 것인가와 관련해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던 것이 사실. 이와 관련해 우리 학교의 박성진(사과계열07) 학우는 “신뢰회복을 명목으로 하는 무조건적 온건 정책과 경제 지원보다는 서로 다른 체제에 대한 비판적 고찰로 양국이 같이 가는 대북정책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부동산과 노동 정책, 양극화 해소를 포함한 경제 부분이 평균 지지도 이하의 평가를 받았고 정치 안정은 12.1%로 가장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특히 △前 청와대 변양균 실장의 신정아 씨 비호 의혹 △前 전군표 국세청장 비리 △일부 검찰, 국세청, 재정부 공무원과 연루된 삼성비리 등 정부와 관련된 각종 부정부패가 임기 말에 ‘쏟아지고 있어’ 참여 정부의 도덕성이 심각하게 훼손된 상태다.

투표시 후보자의 어떤 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복수응답을 받은 설문 결과에서는 1순위 응답으로 ‘정치적 신념과 실천의지’와 ‘문제 해결 능력’이 각각 29.7%와 22.8%로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특히 진보성향층과 △정동영 △권영길 △문국현 후보 지지층이 정치적 신념과 실천의지를 중요시 여긴 반면, 보수성향층과 이명박 후보 지지층에서는 문제해결능력을 상대적으로 더 중요하게 보았다.

또한 ‘후보의 정직성 등 인격’은 1순위와 2순위의 응답을 합한 결과에서 37.9%라는 높은 응답률로 3위에 올라 현재 BBK 사건으로 도덕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이명박 후보의 주가조작 개입설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지지율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차기 대통령이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분야에서는 ‘경제 성장’이 44.1%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아이러니하게도 현 참여 정부의 가장 미진했던 과업 수행으로 꼽힌 정치 안정과 양극화 해소보다 경제 성장에 대한 대학생들의 기대가 더 크게 나타난 것이다.

특히 경제 성장에는 이명박 후보 지지층(55.6%)이 높은 응답을 보인 반면, 양극화 해소에는 권영길(40.6%), 문국현(21.5%) 후보 지지층의 응답이 두드러져 경제의 성장과 분배에 관한 후보들의 색깔이 비교적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에 대해 이화여대 이혜리(인문05)학우는 “양극화 해소의 측면에만 포커스를 맞추기 보다는 경제 성장을 통해 성장과 양극화 해소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음으로써 경제 선진화를 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