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시간
  • 성대신문
  • 승인 2008.01.22 17:46
  • 호수 1431
  • 댓글 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 가작 - 심민경(법03) 학우

맴을 돌 던 시간은 곧은 자처럼 길게 펴져

그 위에 아침과 밤이 줄줄이 놓여



나는 지겨이 반복된 몸짓으로

그 수많은 낮과 밤을

창호지 뚫듯 온 몸으로 뚫어나가야 했다.



그 끝에 있으리라 믿은 죽음은

내게는 너무도 낯설어 

흥건한 낮과 밤을 조금도 응축시켜주지는 못하였다



나무의 겨드랑이에서는 봄을 알리는 새순이 돋고 있다.

이내 풍요로 왔다가 사그라지는 기억일랑은

마찬가지로 죽 뻗은 직선

나는 열두시를 알리려 자리를 박차는 뻐꾹이처럼

한 해의 같은 때를 알람하지 못하고

풍요로운 때에 탄성 하였네



나무처럼 나는 자꾸만 자랐다.

잘박 잘박 밟히는 검은 흙은 살갗도 털도 아닌, 시간.

 

나는 어제의 오늘과 지난 오늘에 앞에

무참히 자란 머리카락과 손톱을 잘라 바치며

멈춤이 없는 시계바늘을 붙잡고 꺼이꺼이 곡하였다.



나는 자꾸만 잠이 드는 밤이 되면 베개 위에 머리를 얹고

저승의 명경대 앞에 선 죄 많은 속인처럼

순간 많은 것을 보고

이내 허우적거렸다.


아. 자꾸 빨랐다. 허우적 거릴수록 빨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6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심민경 2008-01-31 14:14:31
.

심민경 2008-01-31 14:09:48
논리적으로 쓴 시라 한 번 덧붙여보았습니다. 달리느끼셨다면 그 간격을 한 번 되새김해보시는것도 괜찮을 것 같고요. 이 시를 읽고 떠오르는 대로 다른 시를 써서 보여주신다면 더할나위없이 기쁘겠고요.

심민경 2008-01-31 14:06:02
전반적으로 시간에 대한 무력감을 드러내고 있는데 반해 그 부분은 '새순을 '탄성'하고 있지요. 정신없이 시간의 뒤를 쫓고 있다가 발견한 탄생의 '순간'에 대한 혼잣말이자 중얼거림입니다. 머리카락과 손톱은 자라고 창호지는 뚫어도 뚫어도 끝이 없지만 그 탄생의 순간만큼은 '아'하고 탄성하는 것이지요. 영화에 비유한다면 강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다가 장면이 멈추면서 햇살이 한번 쨍하고 비추는 느낌으로 읽어주세요

심민경 2008-01-31 14:01:24
잠드는 것은 죽는 것의 다른 모습이라고도 말하는데 이 시 자체가 인간이 컨트롤 할 수 없는 시간에 대한 무력함 허우적거림을 드러내고자 한것이므로 특히나 잠을 자야만 하는 밤은 '명료한 의식'으로도 따라잡을 수 없는 잊혀진 시간. 버려지는 시간.정말로 보내야만 하는 시간을 나타낸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심민경 2008-01-31 13:51:56
창호지는 뚫기 매우 어려운 종이지요.그래서 겪기 힘든 시간을 의미하고 물은 내가 조절할 수 없이 너무 빨리 흘러가버리는 것을 뜻합니다. 그리고 '흙'은 우리가 미처 눈치채지 못하고 있는 일상속에서의 '시간'을 상징하는 것이구요.-우리가 디디고 있는 땅이 곧 시간이라는-

  • 인사캠 - (03063) 서울특별시 종로구 성균관로 25-2 성균관대학교 호암관 3층 50325호
  • TEL : 02-760-1240
  • FAX : 02-762-5119
  • 자과캠 - (16419)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서부로 2066 성균관대학교 학생회관 2층 03205호
  • TEL : 031-290-5370
  • FAX : 031-290-5373
  • 상호 : 성대신문
  • 발행인 : 신동렬
  • 편집인 : 배상훈
  • 편집장 : 박기황
  • 등록번호 : 대전 가 00000
  • 등록일 : 2017-04-05
  • 발행일 : 2017-05-01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기황
  • 성대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19 성대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skkuw.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