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용준 편집장 (oversea@skku.edu)

바야흐로 새 학년으로서, 혹은 새내기나 사회인으로서 새 출발을 하는 3월이 됐다. 얼마 전 우리 학교에서도 졸업식과 입학식이 거행돼 새로운 구성원을 맞이하고 또한 많은 구성원들이 학교를 떠나 새로운 사회로 발을 내딛었다. 매해 수많은 학내 행사들이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의미 있고 축하할 만한 일을 꼽으라고 한다면 단연코 졸업식과 입학식일 것이다. 앞으로 우리 학교의 구성원으로서 학교를 이끌어나갈 새로운 이들을 받아들이는 자리와, 그동안 학교에 많은 공헌을 한 이들이 학교를 떠나 새로운 시작을 하는 자리이니 아마 그 의의와 중요성은 모두가 공감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졸업식과 입학식이 지난 후 며칠간의 뉴스를 보면 어느새 이처럼 밝고 희망차야 할 졸업식과 입학식이 빛바래졌다는 생각을 감출 수 없다. 졸업식과 입학식에 관한 기사들의 상당수가 행사 자체를 다룬 것이 아닌 취업과 관련돼 부정적인 것들이었기 때문이다. 졸업식에 관한 한 기사를 보면 어떤 온라인 취업사이트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졸업식에 참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한 대학생의 이유 중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취업에 성공하지 못해서’였다라고 한다. 또한 입학식에 관한 한 기사의 내용은 어떤 취업포털이 08학번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대학생활 중 가장 걱정되는 것이 무엇인가란 질문으로 설문한 결과 등록금걱정 보다 취업걱정이라고 답한 사람이 가장 많았다는 것이었다. 취업이 대학생에게 가장 큰 걱정이 된지는 오래됐으나 이제는 신입생들마저 그렇다는 사실이 씁쓸하지 않을 수 없다.

등록금 1천만원 시대가 도래 했다고 각종 언론에서 수없이 보도했지만 정작 학생들에게는 그보다 중요하거나 혹은 동급인 것이 바로 취업에 대한 고민인 것이다. 얼마 전에 있었던 우리 학교 졸업식에서 주변 사람들이 하는 얘기들을 들어보면 “누구는 어디에 취업했다더라”와 같은 대화가 대부분이었을 정도로 졸업생들에게는 취업이 가장 큰 고민인 것이다. 졸업은 축하하지만 취업을 하지 못하면, 설령 했다고 해도 그것이 흔히 말하는 좋은 직장이 아니면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받지 못하는 것이 지금의 졸업식이다. 이젠 졸업식이 아니라 흡사 ‘취업 여부 확인식’이라 불러도 무방할 듯 한 분위기로 흘러가는 듯하다. 분명 지금 우리의 졸업식과 입학식이 이렇게 된 것은 사회적인 책임이 크다. 그러나 그 자체만으로 충분히 의미가 있고 축하받아야 할 자리를 우리 스스로가 너무 무겁고 어렵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 충분히 같이 즐기고 축하해줄 수 있음에도 단지 스스로가, 그리고 주변 사람들이 ‘취업’이라는 두 글자로 인해 대학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행사의 의미를 잊고 있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