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숙(국문07)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꽃 피는 춘삼월이 왔다. 새내기의 입학과 동시에 선배들도 새로운 사람들을 반기기 위해 분주해지는 때다. 모두가 새로운 교제에 가슴이 부푼 이 시기, 금잔디는 무엇을 하는가? 작년 이 맘 때, 나는 금잔디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이야기를 나눌 생각에 굉장히 들떠 있었던 것 같다. 금잔디는 내게 교제의 기쁨을 나누는 곳으로 상상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성균관대학교 학생에게 있어 금잔디는 금(禁)잔디이다. 들어갈 수 없는 금지된 영역인 것이다. 금잔디가 우리에게 금잔디로서 열리는 때는 오로지 축제 때뿐이다. 우리의 등록금으로 피어난 금잔디에 우리는 마음대로 들어가 앉지 못한다. 명륜 캠퍼스의 유일한 평지라고 할 수 있는 그 공간을 우리는 하릴없이 바라보고만 있어야 한다.

잔디는, 크게 바라보자면 자연은, 우리에게 있어서 무엇일까? 자연은 그저 관상용으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마음대로 자연을 훼손시켜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따라서 ‘잔디밭 훼손’이라는 명분하에 금잔디 출입을 금하고 있는 것이 어쩌면 옳게 여겨질 수도 있다. 그렇지만 실제로 잔디밭은 우리가 밟는다고 해서 훼손되지 않는다. 오히려 ‘밟아주기’의 효과로 더 잘 자라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을 제쳐놓고서라도 우리는 ‘왜 잔디를 심어야 했는가?’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왜 학교는 금잔디를 만들었을까? 그것은 학생을 위한 것이 아니었는가? 단지 관상의 이유 하나뿐이라면, 금잔디는 없어져야 옳다. 금잔디의 크기와 계속 투자되는 유지비를 고려할 때, 그 사용이 지나치게 비효율적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금잔디는 개방되어야 한다. 금잔디도 성균관대학교의 하나라면, 당연히 성균관대학교 학생들과도 함께 융합되어야 하는 것이 옳다. 따라서 금잔디가 진정한 금(金)잔디로 존재하기 위해서는 단절의 끈을 없애고 학생들의 출입을 개방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