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금 현을 타고 오는 봄의 소리
해금 현을 타고 오는 봄의 소리
  • 김승영 기자
  • 승인 2008.04.10 19:26
  • 호수 14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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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샘추위도 사그러들기 시작하는 4월의 초입. 그 누구는 잔인한 계절이라고 하지만 적어도 음악계만큼은 그렇지 않다. 그야말로 각종 콘서트와 음악회가 ‘만발’하는 달이기 때문이다. 국내외 내로라하는 팝 뮤지션들의 공연은 물론이거니와 세계적 규모와 실력을 자랑하는 합창단, 서양 관현악단의 내한 공연도 줄줄이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이들만으로 우리의 봄을 채우기에는 무언가 부족한 느낌이 없지 않다. 우리의 음악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아쉬움을 느끼는 관객들을 위해 한국의 봄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남산의 한옥마을에서 는 지난 3월부터 국악으로 떠나는 봄날의 여정이 계속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매주 금요일마다 마련되고 있는 ‘해금팔색조(奚琴八色調)-뉴 프론티어’는 국악기의 사부(四部)에 속한다는 대표적 현악기인 해금을 테마로 해 엄선한 여덟 명의 연주자들과 그들의 음악을 관객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이에 절기상 ‘날이 풀려 화창해지기 시작한다’는 청명(淸明)이었던 지난 4일에는 국립국악관현악단을 수석으로 연임하고 제33회 전국난계국악경연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차지한 김영미 연주자의 공연이 있었다.

해금을 중심으로 △장구 △거문고 △피리의 합주가 이루어지기도 했던 이번 무대에서는 연주가 시작되기도 전에 4명의 연주자들이 차려 입고 나온 연분홍과 초록빛 한복으로 인해 공연장 가득 봄기운이 전해지기도 했다. 각기 다른 색깔의 4개 악기가 펼쳐 놓은 별곡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사물놀이의 틀을 깨고 차분함과 여성스런 부드러운 멋을 전했다. 특히 팝이나 서양 클래식에서는 찾기 힘든 느림과 여백의 아름다움, 그리고 악기들이 스스로 크게 소리 낼 때와 작게 소리 낼 때를 알고 겸허히 자신을 낮추는 미덕은 소리로 다가와 관객들의 귀를 감쌌다.

공연은 전통 곡조들 이외에도 재즈와의 퓨전을 시도한 섬섬초월(纖纖初月), 장난감 놀이 등의 곡을 선보이기도 해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100분을 알차게 채웠다. 이 밖에도 남편 김광섭(장구) 연주자와 함께한 부부 협주도 인상적이었던 프로그램. 이렇게 해금팔색조는 4월까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여덟 명의 해금 연주자들을 통해 다양한 프로그램과 형식으로 봄날의 국악 여정을 이어갈 예정이다.

너무 지루하거나 너무 현대화되는 것을 피해 모든 연령층이 거부감 없이 들을 수 있는 공연 객석에는 노인에서 대학생 커플 그리고 외국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관객들로 메워져 있다. 홍보 부족 탓인지 꽉꽉 채워지지 않은 객석이 아쉬울 뿐. 공연이 끝나고 나오는 남산골 한옥마을 마다엔 저녁 빛에도 가로등 불빛에 환히 빛나는 산수유가 피어 있는데 그러고 보니 해금의 단아함이며 고상함이 꼭 봄을 닮아 있었다.

△기간:~4월 25일
△장소:서울남산국악당
△입장료: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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