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용준 편집장 (oversea@skku.edu)

힘들었던 중간고사가 끝나고 매년 대학가를 술렁이게 만드는 5월이 다시 돌아왔다. 다른 달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의 대학가. 그렇다. 바로 대동제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을 하나로 단결하게끔 해준다는 의미를 지닌 대동제(大同際). 대학은 모두 같은 공부를 하면서 공통된 생활을 하는 초ㆍ중ㆍ고등학교와는 달리 다양한 전공으로 분리돼 서로간의 개별성이 높은 곳이다. 때문에 대동제를 통해 다양한 전공과 학번의 학우들이 한마음ㆍ한뜻으로 뭉쳐 서로 함께 어울리는 기회를 갖는 것이 그 목적이다. 그래서인지 우리 학교에서도 캠퍼스 곳곳에 대동제를 알리는 각종 포스터와 홍보 대자보, 현수막 등이 게시돼 학우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올해 인사캠 대동제의 경우 학내 홍보에 그치지 않고 대명거리 쪽 버스정류장을 비롯해 혜화역까지 적극적인 홍보를 하고 있다.

그러나 과연 우리 학교의 대동제는 그 의미를 잘 살리고 있을까. 우리 학교 학우들의 상당수는 아마 이 질문에 대해 ‘아니오’라고 답할 것이다. 변명으로 들릴 수 있겠지만 사실 우리 학교는 다른 학교들에 비해 하나로 단결하기에는 좋지 못한 물리적 환경을 지니고 있다. 양 캠퍼스가 분리돼 있어 교류가 힘든 것은 물론이고 인사캠의 경우 캠퍼스 내 공간이 적어 축제 기간에도 축제 분위기를 잘 느끼지 못할뿐더러 많은 수의 학우들이 모일만한 공간이 부족해 학우들이 대동제에 관심을 갖지 않는 경우가 많다. 어쩔 수 없다면 어쩔 수 없는 물리적 환경인 것이다. 그러나 물리적 환경만을 탓하기에는 아직 우리의 노력이 부족한 점들이 많은 것 같다.

지난해 말에 있었던 ‘제2회 성균인의 날’을 떠올려보자. 사실 인사캠에서 행사를 한다는 소리를 듣고 필자는 인사캠의 공간적 한계와 그때까지 봐왔던 인사캠 학우들의 저조한 축제 참여율, 자과캠과의 물리적인 거리를 생각하며 그리 많은 사람이 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결과는 정말 엄청난 수의 성균인이 자리가 모자를 만큼 많이 모였다. 그렇다. 지금까지 물리적인 이유로 대동제에서는 불가능하기만 해보였던, 그리고 실제로 이루지 못했던 그 단결을 성균인의 날에서 이뤄냈던 것이다. 물론 성균인의 날의 경우 학교 측에서 주도한 대규모 행사인데다 재정적인 투자도 훨씬 많이 했다. 그러나 그런 것들을 떠나 ‘성균인의 날’이라는 것에 참여하고자 마음을 먹었던 성균인들의 그 마음. 그것이 성균인의 날에서 단합을 이뤄낸 원동력이었다. 분명 지금까지의 대동제는 그 의미를 살리지 못했었다. 그러나 이번에 열리는 에스카라 함성 대동제에서는 인사캠이, 그리고 자과캠이 함께하는 성균인들의 함성으로 가득찰 수 있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