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일(유전05) 생명공학부 학생회장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어느 덧 11월, 여러분의 믿음과 선택을 강요받는 시기가 왔습니다. 조금은 자극적일 수 있는 이 말이 결코 간과 할 수 없는 현실이 되어 다가올 때 여러분은 어떤 선택을 하시겠습니까?

11월은 성균관대학교 학생회칙 상 총학생회의 선거를 진행하는 시기입니다. 요즈음의 선거진행을 보면 몇몇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게 됩니다. 학생, 대학생은 준사회인으로서 가장 중요시해야 할 기조로 순수함과 젊음의 열정을 꼽을 수 있을 것입니다. 나의 권리를 대신 이야기 해 줄 학생회를 선출하는 것이야 말로 대학생의 순수함을 만천하에 알릴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입니다.

하지만 요즘 그 순수함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학생들로부터 만들어져 학생들에게 가장 친근하고 학생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학생회, 이제는 그 의미마저 퇴색해 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비운동권, 운동권, 총학생회 선거에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신다면 한번쯤은 들어봄직한 단어 들입니다.

물론 이제는 구분을 짓는 것 자체가 모순이 되어가고는 있지만 차라리 그 때 그시절이 더욱 활기차고 영향력 있는 학생회로서의 활동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 새로운 사실을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S라는 기업이 있다고 하고 우리는 그 기업의 구성원입니다. 그러면 당연히 우리의 권익을 보호해 주고 회사의 명예와 이익을 창출하는 최적의 사장을 선출하는 것은 어쩌면 구성원의 당연한 권리이자 의무일 것입니다. 그리고 그 당연한 권리를 지키기 위해 그들만의 회의 기구를 만드는 것은 당연하다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회사는 사장이라는 자리를 어렵고 힘든 자리임을 부각하며 아무나 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라 합니다. 게다가 정보를 차단하고 우매화 정책을 통해 회사를 안정되게 하려 합니다. 최고의 회사를 만들기 위한 이러한 행위를 정당하다고 인정받길 원하고 인정했다 생각하는 안이한 생각이 현실입니다.

총학생회, 적어도 1만8천 학우들의 목소리입니다. 1만 8천명 중에 4명이 이번 선거에 입후보했습니다. 단일선본선거입니다. 나 자신을 뒤돌아보게 됩니다. 국내 대학중 선두주자인 성균관대에서 총학생회의 선거가 단선으로 진행되는 이 현실이 너무 가슴 아프게 다가옵니다. 2주간의 선거운동 기간 중 벌써 1주일이 지났습니다. 길거리를 가며 바닥에 널려있는 선거 팸플릿과 전교 곳곳에 붙어있는 대자보, 포스터, 우리에게 충분한 공감을 사고 힘을 보여줄 출사표. 선거운동 기간의 반이 다 가도록 제 눈에는 보이질 않습니다. 이 모든 것들이 스스로를 탓하게 합니다.

경쟁과 견제가 없으면 사람은 누구나 안이해지게 마련입니다. 게다가 사람에게 확신 또한 심어주게 합니다. 우리는 찬성, 반대, 기권의 세 가지의 선택 폭이 있지만 경쟁과 견제가 없는 세상에는 찬성이라는 하나의 선택이 믿음이 되고 선택이 됩니다. 적어도 율전골 8천 학우와 동행하고자 한다면 8천 학우가 동행하는 이의 얼굴을 알고 한마디쯤은 나눠봐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이뤄질 수 없는 욕심이 되어가고 있는 현실이 가슴 아프게 합니다. 순수함이 사라져가는 시대에 젊음의 열정은 지키고 싶습니다. 자신 있게 ‘여러분을 대표한다’고 말하려면 우선 나를 가꿔야 합니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는 격언이 있습니다. 사람과의 소통은 경험입니다. 한두 명 만나며 생각을 나누고 일이백명 만나며 생각을 같이 해야 몇 천 명과 동행하는 것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아무 것도 없이 패기와 열정만으로 세상을 바꾼다. 시작은 작지만 끝은 창대할 것이라 믿고 싶습니다.

하지만 여기 제 글을 아껴주신 여러분께 한 가지 제안을 하고 싶습니다. 세상을 바꾸는 힘은 자신의 색을 가지고 여러분의 색을 앞뒤에서 변화시켜 가는 것이 아니라 여러분과 동행하며 서로 물들어 가는 것입니다. 비록 단일후보선거를 통해 이번 선거가 진행되어 지지만 이제는 우매한 민중이 아니라 현명한 지식인으로서의 3가지 선택이 여러분 앞에 놓여 있습니다. 1년을 믿고 맡길 총학생회의 선거. 2년 연속 단일선거의 안이함에 따끔한 일침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선택과 믿음을 강요받는 세상, 이제는 변화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