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난 '88만원 세대', <웃음>으로 감싸다
조각난 '88만원 세대', <웃음>으로 감싸다
  • 문수영 기자
  • 승인 2008.11.19 23:47
  • 호수 14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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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욱 개인전 <88만원세대-Memento mori>

‘이’십대 ‘태’반이 ‘백’수인 지금, 세상의 칼날은 공포 영화 속 난잡한 전기톱보다도 두렵게 다가온다. 여기에 희생당한 20대는 열정으로 넘쳐나야 할 젊음을 ‘88만원’이란 숫자에 가둬 더 이상 자신의 미래를 보지 못하게 되었다. 위기 현 20대를 조명한 경제학자 우석훈의 『88만원 세대』를 주제로 최진욱 작가의 미술전은 한국의 젊은이가 처한 새로운 생존조건을 다시금 마주보게 한다.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푸른 하늘을 짓누르는 불안감과 조각조각 배치된 불국사의 위태로움이 우리의 눈길을 끈다. 이를 담담히 바라보는 젊은 여성의 뒷모습은 <미래가 없는 자에게 과거란 무슨 의미인가>며 우리에게 묻는다. 불국사를 구경하고 여유롭게 대문을 나서는 장년층 여성과 탑을 바라보는 젊은 여성은 한 공간에 있으면서도 조각처럼 분리돼 젊은 여인의 미래마저도 조각나버린 듯 위태로운 대답만이 맴돌 뿐이다.

이런 젊은 세대의 절망은 조선일보에 실린 신문사진을 그대로 그린 <취업선배와의 대화> 속 젊은이들의 해맑은 모습에서 더욱 짙게 배어나온다. 그들이 보여주는 천진난만한 웃음은 상단에 그려진 ‘KTX 여승무원의 잘린 머리카락’으로 대변되는 시대적 고민을 외면하고 있어 오히려 고통스럽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무관심 속에 흐르는 비정규직의 눈물은 우리들의 미래일지도 모르는 투쟁이건만 젊은 세대는 미래를 향해 똑바로 달려갈 힘을 잃어버리고만 무력함을 그대로 표출한다. 이렇게 최 작가는 ‘88만원세대’의 고통과 죽음을 짜깁기하듯 편집해 여러 이야기를 하나의 그림처럼 만들어 우리 시대의 슬픔을 여과 없이 전한다.

그러나 작가는 마지막 순간에 끝내 주저앉는 좌절이 아닌 <웃음>이란 길을 조심스럽게 제시한다. 푸른 하늘 한번 쳐다보지 못한 채 분주히 움직여야 하는 ‘알바’ 신세일지도 모르는 우리의 미래에 작가가 남긴 그림은 <웃음2>. 모두가 함께 웃으며 뛰어오를 그날을 바라보는 두 남자의 움츠림은, 다름 아닌 희망의 몸짓이었다.

△ 기간:~11월 19일
△ 장소:대안공간 풀
△ 입장료: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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