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윤다빈 기자 (ilovecorea@skku.edu)

대학언론의 위기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러나 최근들어 독자 감소와 수습기자 부족, 나아가 편집권 문제까지 그 위기의 양상은 점차 크고 다양해지고 있다. 실제로 일부 대학언론들ダ?위의 문제로 인해 존폐의 위기까지 겪고 있는 중이다. 이에 사회기획면에서는 대학언론의 일선에서 활동하는 이들과의 대담을 통해 현 위기를 진단하고 대학언론의 앞날을 모색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 현장에서 본 대학언론의 오늘

■ 일선에서 활동하는 입장에서 느끼는 대학언론의 현실은
 김정찬(경영07) 성대신문 편집장(이하:성):현재 대학언론은 심각한 위기에 처해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배포된 신문을 가져가는 학우가 이전에 비해 줄어드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독자수 감소로 인해 대학언론이 제 목소리를 내기 힘들어지고, 이것이 다시 영향력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점은 고질적인 병폐가 되고 있다.
 이준형(철학07) 고대신문 편집장(이하:고):고대신문 역시 수습기자 감소에서 위기를 느낀다. 예년에 비해 작년과 올해에는 수습기자 지원자 수가 절반으로 급감했다. 신문사 외에도 방송국과 교지 역시 수습기자 지원자가 거의 없어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다.
 이현진(행정07) 성균지 편집장(이하:성균):한 번 교지를 만들 때 5천5백부를 찍는다. 우리 학교에 1만8천 학우가 있는 것을 고려하면 산술적으론 교지가 부족해야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5백부 이상의 교지가 남는 실정이다. 수습기자 감소 역시 마찬가지다. 심지어 올해에는 수습기자 모집 마감 전날까지 단 1명만이 지원하는데 그쳤다.

■ 대학언론에서 편집권 논의를 빼놓을 수는 없다. 각 신문의 편집권은 어떤가.
 성:주간교수와의 의견 차이로 지난 겨울 방중호를 내지 못했다. 당시 해당 기자의 취재가 부족한 부분도 있었지만 본질적으로는 선거 관련 보도에 대한 시각이 달랐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더해 우리 신문의 최종 배포 허가권을 총장이 갖고 있는 현재의 구조 또한 개선할 필요가 있다.
 성균:교지는 학교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자치기관’으로 존재하고 있다. 학우들의 등록금에서 1천5백원이 따로 나가면서 재정 독립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대학교지에 지도교수가 존재한다. 물론 이에 따른 긍정적인 면도 존재하지만 학내의 문제를 자유로운 시각에서 비판하는데 한계가 발생하기도 한다.
 고:우리 학교 역시 학내 비판에는 굉장히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실제로 신문 발간 이후에 학교 관계자들이 신문사 기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심리적인 압박을 가하기도 한다.
 이상민(심리06) 연세춘추 편집부국장(이하:연):2007년 학교의 무단 기사 삭제에 맞서 무제호 신문을 발간하며 편집권 투쟁을 한 경험이 있다. 이 때의 투쟁 이후로 편집권 부분에서 상당한 자유가 보장됐다. 당시에는 학교와 학생기자의 관계가 수직적이었다면 최근에는 평등한 관계로 전환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 대학언론의 위기, 그 요인을 진단하다

■ 대학언론이 위기라는 지적에 모두 공감의 뜻을 보였다. 그렇다면 이러한 현상을 불러온 요인은 무엇이라고 보나
 성:사회 변화와 대학언론의 정체성 상실 문제가 겹치면서 위기가 발생했다고 본다. 사회는 변하고 있는데 대학언론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방향성을 잡지 못했다는 뜻이다. 특히 우리 신문의 경우 정론지를 지향하다보니 취업정보와 같이 생활에 유용한 정보들에 대한 수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연:위의 의견에 동의한다. 지금은 대학이 취업을 위한 관문으로 변화하는 경향이 크다. 대학생의 목표가 취업으로 한정될 때 학우들이 느끼는 대학언론의 필요성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성균:신문이나 교지의 경우 인쇄매체라는 점이 위기를 가중시켰다는 생각이 든다. 대부분의 학우들이 시간을 두고 무언가를 읽는 것 보다는 가벼운 영상이나 사진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갖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고:대학언론이 위기인 이유는 스스로가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본다. 지금 우리가 내놓고 있는 해결 방안들이 80~90년대와 별반 다르지 않다. 사회가 변했음에도 대학언론은 이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 대학언론 구성원의 소극적인 태도 역시 위기를 가중시키는데 한 몫 한 것은 아닌가
 연:아무래도 학교생활과 기자생활을 병행해야하는 학생기자들의 일정으로 인해 혁신이 지지부진해졌다고 생각한다.
 성:방학 중의 매체 혁신을 통해 많은 것들을 바꾸려고 시도했지만 결국은 약간의 변화에 그치고 말았다. 변화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큰 틀에서의 혁신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치열한 생존경쟁을 하는 일간지와 달리 크게 노력하지 않아도 학교의 지원이 나오기에 자연스레 혁신에 소홀해진 것은 아닌지 스스로 반성해볼 일이다.

# 대학언론의 밝은 미래를 꿈꾸다

■ 많은 기성 매체들이 존재하는 상황에서도 대학언론이 필요한 이유는
 성:아직까지 학교와 학생들의 관계에서 학생들이 불리한 위치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 대해 균형을 잡에 주는 것이 학내언론의 역할이다. 학생들의 권리가 침해됐을 때 이를 보도할 수 있는 곳은 대학언론 뿐이다.
 연:학내 사안만큼은 기성언론보다 대학언론이 심층적으로 보도할 수 있다. 또한 사회적 사안을 소속 학교 학생의 입장으로 풀어낼 수 있다는 점 역시 대학언론만의 특화된 장점이 아닐까.
 성균:대학내일, 캠퍼스 헤럴드 등 여러 잡지가 있지만 교지는 ‘명작 문학’과 같은 역할을 한다는 면에서 분명 필요하다고 본다. 명작은 우리들에게 생각을 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해준다는 점에서 가치를 지닌다. 교지 역시 같은 대학생의 눈에서 쓰이는 만큼 대학이나 사회에 대해서 또 다른 시각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 위기를 타계하기 위해 혁신을 추구했던 사례가 있다면 말해달라
 연:굳이 지면으로만 학생들과 소통을 할 필요는 없다. 종이신문보다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인터넷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연세춘추는 인터넷에 ‘연두’라는 웹진을 창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딱딱한 글에서 탈피해 기자의 시각이 드러나는 글을 쓰고, 학생들이 자신들의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하도록 하고 있다. 이외에도 이번 학기부터는 학우들의 실시간 제보를 받기 위해 ‘춘추폰’을 만들어 운영 중이다.
 성:독자들과의 활발한 소통을 위해 퍼즐 코너를 만들고, 기획기사 공모전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홍보팀’을 신설, 온ㆍ오프라인에서 좀 더 많은 독자들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고:고대신문은 스포츠를 특화시켜 운영하고 있다. 실제로 문자중계 서버를 만들어 △연고전 △U리그 △기타 고대 운동부의 중요한 경기 등을 생중계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많은 학우들의 신문사 홈페이지 방문을 이끌어냈고, 이것이 고대신문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져 다른 보도 기사에서도 많은 효과를 거뒀다고 본다. 이외에도 학교 주변 맛집, 놀거리 등 다양한 내용들을 따로 코너를 만들어 인터넷에 게재하고 있다.

■ 끝으로 대학언론의 발전을 위해 학교와 학생기자, 독자들에게 요구되는 점이 있다면
 고:우선 학교는 무엇이 학교 발전을 위한 길인지 진지하게 생각해주길 바란다. 당장 입막음을 하는 것이 학교 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인지, 대학언론에서 사실 관계를 명확하게 밝히는 것이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가치판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또한 학생기자들은 자신이 속한 언론에 모든 열정을 바쳐야 한다. 독자 감소, 편집권 위기 등의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아마추어라는 인식하에 오보나 오타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태도에 대해서도 스스로 문제 제기를 했으면 한다. 학생기자들의 안일한 생각이 계속된다면 학내언론의 위기는 계속될 수 밖에 없다.
 성: 학우들이 신문에 대해 좀 더 활발한 피드백에 나서주면 좋겠다. 신문이 진정한 ‘소통의 장’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학우들의 격려와 비판이 반드시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