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은(국문08)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대성로, 학생회관, 경영관 할 것 없이 총학생회의 첫 사업 대자보가 붙었다. 그 이름하야, 성균인 피부 개선 프로젝트. 이니스프리의 화장품을 2만 원 이상 사면, 뭔가 사은품도 주고 문화상품권도 준다는 내용이다. 안 그래도 중간고사 때문에 망가져 있던 내 피부야 걱정해주는 건 감사하지만, 이건 내 피부보다는 이니스프리 상품 홍보하려는 행위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성균인 피부 개선이라는 건 총학생회의 상업성을 가려줄 수조차 없는 허울에 불과하다는 걸 누구나 다 알고 있었으니까.

이러한 총학생회의 상업적 사업 내용에 성난 몇 학우들이 대자보에 쓴 말귀들이야말로 바로 그들이 귀 기울여야 하는 소리임을 왜 모를까.(어떤 학우들은 대자보에 ‘화장품 홍보해주는 학생회라고? 웃기지도 않는다.’ ‘이런 거 할 시간에 용산 참사 문제라도 되짚어 보는 건 어떨까.’ 등등의 의견들을 적었다.)

소통시대의 소통은 혹시, 학생이 아니라 돈, 전적으로 상업성 쪽으로만 열려있는 게 아닐까? 학생은 상가 쪽으로만 열린 그들의 소통을 교묘하게(사실 너무나 적나라했었지만) 덮어씌우려는 천 쪼가리에만 불과한 것 아닐까? 사업 하나만으로 이렇게 판단할 수는 없지만, 정말이지 이번 성균인 피부개선 프로젝트는 그네들의 ‘소통’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사건이었다. 학생 운운하며 화장품 팔아주는 학생회라니!

이제 곧 대동제가 열린다. 과연 그들이 어떤 소통을 원하고, 어떤 소통을 행하려고 하는지, 학생이라는 것이 정말 그들의 명분 따위로만 쓰이는 단어로 착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는 대동제에서 여실히 드러날 것이다. 총학생회 ‘소통시대’가 정말로 학생과의 소통을 원한다면, 어떤 상업적 명분이 아니라 학생의 권리, 소비자가 아닌 활동 주체로서의 학생에 대해서 차분하게 생각해보고 그들의 사업 내용을 부디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것이다. 곧 다가오는 5월 성균관 대동제에서는 학생의 권리, 그리고 성숙한 학생 자치가 개화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