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영(인과계열09)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사장님이 7백일이 넘도록 투쟁을 하고 있다는 말이 쉽게 수긍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쉽게 이해가 간다. 이 사장님은 바로 특수고용직 노동자를 일컫는 말이기 때문이다. ‘특수고용직’이란 노동하는 개인을 사업자로 따로 분리해 회사가 고용하는 특이한 방식의 제도를 뜻한다. 즉 회사와 노동자가 아닌 사장님으로서 계약되는 것이다. 특수고용직은 실제론 노동자이지만 법률상 노동자가 아니기에 노동3권도 보장받지 못하고 산재보험처리도 되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특수고용이라는 이름하에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을 겪고 계시는 분들이 있다. 바로 혜화동 로터리에 위치한 재능 본사에 계약된 재능교육 학습지교사 분들이다. 재능교육 선생님이 되면, 계약서를 쓰는데, 이 계약서는 ‘위탁계약서’이며, 재능교육 선생님들에게 ‘회원을 거느린 사장님’이라는 허울 좋은 꼬리표를 달게 만드는 것이다. 말만 ‘사장님’이지 사측이 돈을 못 벌면, 재능교육 선생님들이 그것을 사비로 채워 넣어야 하며 회원들에게 건네는 선물도 모두 회사로부터 본인이 사야한다. 회원이 그만두면 회비를 대납할 것을 강요받는다. 선생님들은 하루에 15시간이 넘도록 열심히 일하지만 이러한 회사의 강압적인 정책과 말도 안 되는 제도 때문에 최저 임금조차 실질적으로 보장받지 못한다. 그래서 학습지 선생님들은 노조를 결성하여 7백일이 넘는 긴 시간동안 투쟁을 하고 있다. 그 긴 시간동안 노조 교사 분들은 매일 아침 점심 저녁으로 회사 앞에서 그들의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지만 회사는 귀를 열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다.

‘노동문제연구회’ 동아리에선 선생님들의 투쟁에 조금이라도 힘이 되고자, 축제기간의 마지막 날인 목요일에 연대주점을 열어 선생님들에게 전달할 투쟁기금을 모았다. 비가 많이 내렸지만 많은 분들이 주점을 찾아 연대의 마음을 전달해 주셨다. 비록 미약하지만 성균관대 학생들의 마음이 억울하게 투쟁하고 계시는 학습지 선생님들께 전달되길, 그리고 이에 그치지 않고 끊임없이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억울한 투쟁이 성공으로 끝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