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은지 기자 (kafkaesk@skku.edu)

패션쇼는 물론이고 새로운 브랜드 런칭쇼, 기업파티에서부터 연극까지……. 이제 클럽은 단지 춤추고 즐기는 곳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젊음이라는 새로운 장소성이 더해졌다. 이런 클럽의 정신인 젊음과 가장 잘 맞아떨어지는 세대가 대학생이기 때문일까. 몇 년 전부터 한 두 학교에서 볼 수 있었던 대학생의 클럽 종강ㆍ졸업 파티가 이제는 대세가 됐다.

새로운 것에 민감한 대학생들은 생각보다 일찍이 개인 자격으로 뿐 아니라 동아리나 학생회, 단과대 별로 클럽 파티를 해 왔다. 현 대학생들의 삶에서 그만큼 클럽에 대한 거부감이 적어졌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것이다. 근래에 들어서는 대상을 넓혀 다른 학교 학생들까지 포용하는 대학생들의 대규모 파티가 인기를 끌었다. 이화여자대학교의 인터넷 커뮤니티 이화이언에서는 2001년부터 가면파티와 교복파티라는 주제를 가지고 클럽파티를 개최했다. △고려대 ‘KUSPArty’ △서울대 ‘The S party’ △연세대 ‘Y.our Party’ 등도 모두 이번 해에 클럽에서 개최된 각 대학교의 졸업파티이다.

우리 학교에서도 지난 6월 종강파티 ‘1398 the origin’을 클럽에서 펼쳤다. △경영학부 △예술학부 △법과대학 △생활과학부가 연계해서 기획한 대단위 종강파티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이와 관련 경영학부 학생회 김승현(경영06) 회장은 “타대의 클럽파티를 보고 우리 학교에도 이색적인 행사를 만들고 싶어 시작하게 됐다”며 “처음 준비하다보니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1천명이 넘는 사람들이 찾아 파티를 즐겨 성공리에 끝났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학생들의 클럽파티를 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사회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있는 가운데 소란스레 파티를 벌인다는 사실이 대학생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는 것으로 비치기도 한다. 실제로 K대의 한 단과대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 하루 전날 클럽에서 파티를 열어 논란을 빚었다. 또한 학우들의 거부감 등도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대학생들은 이 축제를 통해 즐기면서 나누는 문화를 선도한다. 대부분의 대학 클럽 파티가 수익금의 전액 사회 환원을 내걸고 있으며, 우리 학교의 파티도 발달장애아 돕기에 수익금이 사용된 바 있다. 이 뿐 아니라 이를 대안적인 대학문화로 바라보는 인식도 있다. 대학 축제가 가수 공연장으로 변질돼버린 현실 속, 클럽에서는 누구나 축제의 주체로 참여하며 주인공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게다가 서울대 졸업파티의 경우 △학내 동아리 공연 △서울대 의류학과 패션쇼 △서울대 교수 축하영상 등의 프로그램으로 애교심을 고취하는 모습을 보였다. 여느 유명 클럽 못지않은 △무대와 △조명 △행사 진행 능력에서 생산적이고 창조적인 문화를 만들어가는 대학생들의 모습을 가늠할 수 있었다.

이 밖에도 학업과 취업 등 스트레스에 억눌려있던 대학생들이 클럽에서 일상 탈출을 맞으며 정신적인 위로를 받을 수 있다. 각자의 개성을 살린 춤과 의상으로 숨겨져있던 끼를 마음껏 뽐내는 자기 표현의 기회는 활력을 충전해 줘 파티 이후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클럽파티의 의의와 관련해 서울대의 졸업파티를 주최하는 문화기획동아리 ‘S.crewbar’의 류성준(서울대ㆍ조선해양공학08) 씨는 “재미있으면 되는 것 아닌가”라며 “문화의 본 목적이 문화로서 받아들여져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은 사회생활 이전에 다양한 문화를 겪어보는 장이어야 한다. 젊음과 자유로움을 무기로 대학 클럽파티에서 틀을 벗어난 새로움에 도전해 보는 것은 어떨까. 다가오는 축제기간에는 학교 근처 술집에서 모임을 갖는 것보다 많은 대학생들이 공개적으로 즐기는 클럽파티에 참여해보자. 클럽이 단순히 장소로서 기능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역동적으로 대학 문화를 즐기는 수단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