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영인 기자 (youngin09@skku.edu)

“학우들의 관심을 효과적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 방법이 시급합니다”
“참신한 포스터를 통한 호기심 유발이 필요할 것 같네요. 디자인팀은 계속 수고해주세요”
프라이드스크린에 관한 일이라면 어느 하나 놓칠세라 세세하게 논의하는 그들의 모습은 기획단이 구성된 지난 5월부터 끊이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 △행사 기획 △영상물 수급 및 정리 △기업스폰서 유치까지 모두를 도맡아하는 제5회 프라이드스크린 기획단. 그 노력의 중심에서 단원들을 이끄는 선장, 전한길 기획단장(영상02)을 만났다.

개인적으로 막중한 책임감을 요하는 단장을 맡기까지 고민했을 것 같은데
졸업을 앞두고 있는 4학년이라 취업 준비며 이것저것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이 많았다. 그러나 돌아보니 학과로부터 장학금 등 많은 도움을 받았던 것에 비해 내가 우리 학교를 위해 한 일은 없더라. 졸업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학과 일에 참여해서 추억도 만들고 작게나마 기여하고 싶었다. 단장에 한해서만 졸업 작품을 대체해준다는 특혜가 있는 것도 참고가 됐다(웃음). 또한 최선을 다해 준비 과정에 참여해 준 단원들이 있었기에 더욱 용기가 났다. 준비과정에서 너무나도 힘들었을 텐데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열심히 따라준 그들에게 이제라도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학우들의 힘만으로 이 큰 행사를 꾸려나가기 힘들지 않았나
준비의 주체가 학과라는 데서 오는 규모의 문제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경제적으로 협력을 구할 수 없다는 문제가 힘들었다. 정해진 예산 내에서 모든 것을 하려다 보니 진행 비용이 모자란 것은 둘째치고 작품의 수급 자체가 어려웠다. 수급과정에서 작품에 합당한 비용을 지불하는 경우도 있는데, 거기에 사용할 수 있는 돈이 부족했던 것이다. 결국 작품성이 뛰어나 초대하고 싶던 작품을 많이 놓치게 됐다. 또한 영상제작 외에 실무적인 업무까지 담당해야하는 부담도 있었다. 우리 27명의 단원들을 △기술팀 △기획팀 △디자인팀 △홍보팀으로 분화해 일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으로 해결하고자 했다.

2009 프라이드스크린이 과거와 비교해 갖는 차별성은
이번에는 성균 갤러리와 CGV 상영관에서 동시에 행사를 진행한다. 과거에는 영상 상영이 가능한 곳에서만 이뤄졌기 때문에 미디어아트나 게임 관련 작품이 부각되지 못한다는 한계를 지녔었다. 그렇기에 이번 해에는 진행 공간의 이원화를 통해 이를 보완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영상학과를 알리고자 하는 기본 목적은 변하지 않았다. 이처럼 대중적인 영화관을 빌려 진행함에도 불구하고 정작 학우들의 참여는 아직도 부족하다. 이 영상인들의 축제가 성장해나가기 위해서는 외부의 협조도 당연히 수반돼야하지만, 학교 내부의 관심이 우선 필요하다. 누구라도 참여할 수 있는 축제적 성격을 많이 알려서 관심과 참여가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자 노력했다.

준비 과정에서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점이 있나
무엇보다 학교를 상대로 한다는 것이 그리 녹록치 않더라. 쉽게만 생각하고 미리 준비하지 않아 우리가 필요로 하는 점을 알리지 못한 점이 아쉽다. 또한 기업과의 연계 과정에서 시간을 지나치게 많이 소모했다. 기업의 도움을 받는 것이 생각하는 것만큼 어렵지는 않은데,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이것이 다 내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 아닐까(웃음). 다시 시작한다면 학교에서 지출될 비용에 대해 청구하고 확답을 받는 것부터 출발하고 싶다.

그동안의 준비과정에서 보람도 느꼈을 것 같다
얼마 전까지는 이 행사가 끝나기만을 기다렸을 정도로 힘든 부분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준비가 끝나가니 그동안의 과정들이 생각나더라. 돌이켜보면 프라이드스크린을 통해 미처 알지 못한 채 그냥 졸업해버렸을지도 모르는 많은 이들과의 소중한 관계를 얻었다. 서로 잘 몰랐던 이들이 나를 프라이드 스크린 단장으로 기억해 주는데 이런 것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또한 나의 작은 노력이 이 행사의 미래를 만든다는 희망과 기대감도 크다. 돌아보면 힘들고 아쉬운 일뿐이지만, 과거 프라이드 스크린이 그랬듯 이 역시도 미래 진행될 행사의 도움서가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해냈다는 자부심도 크다. 정말 하나부터 열까지 우리의 손을 거치지 않은 것이 없다. ‘과연 가능할까’에 대해 의심하며 시작했는데 순수한 우리들의 열정만으로 이렇게 준비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이 그 무엇보다 나를 자랑스럽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