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삶의 동반자 돼…대안적인 카페도 등장
“어떤 도시를 처음 방문했을 때, 그곳에 있는 카페에 가라. 카페는 그 도시의 표정이기 때문이다”
프랑스어로 커피(coffee)를 카페(cafe´)라 한다. 카페가 커피를 중심으로 발전해 올 수 밖에 없었던 이유다. 현재 커피의 세계 무역량은 석유 다음을 차지할 정도이다. 우리가 원한다면 언제 어느 곳에서든 마실 수 있는 커피. 다시 말해 우리의 삶과 가까운 곳에 카페가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이다.
외국산 ‘신문물’이 우리나라에 자리를 잡기까지
1554년, 세계 최초의 커피점이 콘스탄티노플(현재 이스탄불)에 문을 열었다. △상인 △예술가 △은행가 △지식인 등이 주 고객이었으며 이곳에서 그들의 활발한 토론이 이뤄졌다. 카페의 시초라고 여겨지는 이 커피점은 ‘지혜의 학교’라고 불리기도 하며 공동체의 유용한 공간으로 이용됐다. 이처럼 단순히 식음료를 판매하는 것 뿐 아니라 다양한 역할을 담당했던 카페의 모습은 16세기 유럽으로 넘어오면서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유럽 최초의 카페라고 불리는 영국 커피하우스에서는 신분과 계급에 상관없이 누구나 1페니의 커피 한 잔 값만 지불하면 하루 종일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며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 같은 카페는 우리나라에 들어오며 그 기능을 달리했다. 신분사회라는 이유로 커피와 카페의 향유 계층이 한정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에서 커피를 가장 먼저 접한 사람은 고종황제이며, 그의 후원을 받아 국내 카페의 효시라고 여겨지는 ‘손탁호텔’이 세워졌다. 왕실의 영향을 받아 세워진 만큼 일부 상류층만을 위한 공간이라는 인식이 굳어지고 신분에 따른 이용 제약이 있었다. 이후 호텔에서 분리된 전문 카페가 생겼으나, 현재와 같은 카페의 모습으로 자리 잡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렸다.
현재에 이르기까지 관련 당사자들의 노력도 중요한 영향을 미쳤지만, 카페를 주제로 하는 다양한 드라마나 영화는 젊은 층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지난 2007년에 방영된 MBC의 ‘커피프린스 1호점’의 경우 폭발적 관심의 매개체가 됐다. 이와 관련 온라인 커피 동호회 ‘커피마루’의 운영자는 “드라마 방영 이후 가입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거의 2배로 늘었다”고 말했다.
대중매체 뿐 아니라 다국적 기업의 국내 진입은 또 다른 변화를 가져왔다. 대학가를 중심으로 위치한 다국적기업의 매장들은 대학생들의 만남의 장소가 됐고, 카페가 대학생들의 삶에 가까이 있다는 인식을 심어줬다. 그러나 이들의 등장이 결코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결국 기업의 특성상 카페가 이익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를 잡게 됐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공정무역을 바탕으로 하는 ‘아름다운 커피’의 진성원 간사는 “대기업의 높은 시장 점유는 지나친 가격의 상승과 규모를 중시하는 경향을 야기했다는 점에서 문제를 갖는다”고 말했다.
단순한 ‘소비’를 넘어 하나의 ‘문화’로
하나의 문화가 돼가는 카페는 대학생들의 삶 속에도 큰 변화를 야기했다. 각종 모임의 장소로 카페가 선호되는 것은 둘째 치고, 카페 탐방을 목적으로 하는 대학생 동호회 등이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나아가 관련 직업을 탐색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또한 최근 들어 전문대에만 국한돼있던 관련 학과가 4년제 대학에 신설됐다. 이는 단순한 과 신설을 넘어 까페에 대해 앞으로의 더 넓은 가능성을 제시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여전히 부족한 부분은 있다. 아직도 상업적으로 접근하는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한국커피 교육센터 배문숙 강사는 “과거에 비해 카페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으나 전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도 창업이나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관심으로만 한정된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월간 커피>의 송호석 수석 기자는 “국내에 관련 문화가 늦게 전해져 아직 여러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며 “그러나 국내의 카페 관련 문화가 성장과정에 있는 만큼 미래는 밝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아직은 성장기에 있는 국내의 카페 문화. 많은 관심과 다양한 노력으로 보다 밝은 미래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