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지난 30여 년간 전 세계를 지배해오고 있는 신자유주의의 패러다임이 우리 사회뿐만 아니라 대학가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세계화와 더불어 무한경쟁의 시대적 도전에서 대학사회도 끊임없는 변신을 요구 받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 진행된 전 세계적 경제 침체는 대학 재정의 건전성의 제고를 위한 효율적ㆍ공격적 수익모델의 창출을 한층 더 부추기고 있다. 이러한 환경변화로 대학사회에서도 경쟁과 효율의 기업가적 정신이 학교 운영의 중요한 하나의 축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경쟁과 효율극대화의 추구가 대학 본연의 가치를 희생해서는 안 될 것이며, 원만한 조화의 모색이 어느 때 보다 절실하다.

미국의 하버드대학은 세계적으로 우수한 인재들을 유치하는 것으로 유명할 뿐만 아니라 학교 기금의 형성에 있어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 한다. 자료에 따르면 비영리기관으로서는 가톨릭교회에 이어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기부금을 보유 및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어찌 보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장 성공적인 모델의 한 단면을 보여주기도 한다. 풍부한 재정적 자원으로 우수한 교수 및 연구원을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세계적인 인재들을 유치하고 교육시킨다. 하지만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은 인문학 및 기초학문 등 학문의 상아탑으로서의 본연의 임무와 더불어 질적인 교육, 그리고 공익가치와 사회의 환원이라는 대학 본연의 임무를 하버드대학의 핵심가치로 지속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적 추세가 된 대학의 기업화에 대한 논란이 한국에서도 뜨겁게 진행되고 있다. 전국의 대학에서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기업형 수익창출 사업과 경쟁 및 효율성의 논리에 명암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부족한 학교 재원의 증대를 위한 대학의 공격적인 수익사업 추진이 학생들의 교육-복지의 향상을 지향하나, 지나친 상업주의의 추구가 자칫 대학이 지닌 공적가치의 추구와 상충될 여지가 항상 상존한다. 특히 최근에 제기되고 있는 서울대의 법인화 논의, 두산의 중앙대 인수과정 논란 등 전국의 △국립 △공립 △사립대학을 떠나 이와 같은 논란이 지속되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대학 구성원의 원활한 소통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교육은 百年之大計이다. 현재와 미래사회를 위한 공적책임 내지 가치가 교육이라는 개념에는 내포되어 있다는 의미이다. 오늘날 대학이 원용하는 변화와 혁신의 기업가적 정신도 궁극적으로는 앞서 언급한 학문과 교육, 그리고 사회의 환원이라는 불변의 공적가치의 실현을 위한 수단이 돼야 한다. 수단이 목적이나 본연의 가치를 대체해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