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록(대외협력팀 홍보전문위원)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새 학기 캠퍼스가 젊은 기운으로 온통 시끌벅적하다. 우리 아들딸들의 싱그러운 젊음이 이제 막 얘기꽃과 웃음꽃을 피우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곧 피어날 봄꽃과 함께 우리 옆에 다가왔다. 굳이 어느 수필가의 ‘청춘예찬’을 들먹일 필요도 없고, 어느 가수의 ‘사람은 꽃보다 아름답다’는 노래를 떠올릴 필요도 없다. 창밖의 선남선녀 풍경들이 보기에 심히 좋아 비식비식 웃음까지 나온다. 확실히 나도 나이를 먹긴 먹은 모양이다.

학부생 머릿수로만 말해 보자. 2천8백여 명의 연부역강한 청년들이 이 삭막한 사회에 갓 진출하고, 4천여 명의 새내기들이 청운의 꿈을 안고 ‘큰 배움터’(대학)에 들어섰다. 겨울방학이라고 학생들이 교정에 없는 것은 아니지만, 역시 학교는 울긋불긋, 알록달록 학생들이 그들먹해야 제격이다. 그들이 역시 학교의 주인인 것이다. 그들의 손에는 이제껏 보지 못한 교양과목 교과서와 전공서적들이 들려 있다. ‘창조적 글쓰기’ ‘유학사상’ ‘헌법총론’…. 휴대전화로 공해 수준의 수다를 떨면 또 어떤가. 한자로 그들 부모의 함자를 못 쓴다 해도 너무 나무라지 말자. 어찌 그것이 그들의 잘못이랴. 그들은 수많은 경쟁과 고비를 넘어서 여기에 이르렀다. 고등학교 내내 편한 잠 한번 자보지도, 마음 놓고 놀아보지도 못했을 것이다. 못 먹는 술 한 잔 마시고 발그레한 얼굴도 예쁘게 봐주자. 이제 좀 ‘숨’을 돌리도록, 그런 후 호흡을 가다듬도록 조금은 내버려두자.

하지만 대학은 그들의 일탈을 오래 두지 않는다. 아니, 그들 자신이 언제까지 방임(放任)할 수 없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러기에 나는 그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아무리 ‘고약한’ 세월이 흘러도 대학은 ‘변화와 가능성의 광장’이 라고, 실용 위주의 대학공부에 앞서 학문(學問)의 세계에 눈을 뜨는 시간이 되라고, 그곳에서 그대들의 꿈을 한껏 펼치라고 말이다.

수불석권(手不釋卷), 손에서 책을 놓지 말라는 뜻이다. 읽어야할 책은 또 얼마나 많은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지 않은가. 이 황금시절에 읽지 않으면 평생 읽을 기회가 없을 동서양의 고전(古典)이나 교양서들을 접해야 한다. 우선 1주일에 한 권씩, 1년에 52권만 읽어보자. 믿을만한 권장목록은 쌔고 쌨다. 읽어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 새롭다는 말을 믿어보기 바란다. 또한 어학연수 1년이 필수여서 대학이 5년제라는 우스갯말도 있지만, 경쟁은 바야흐로 국제화로 치닫고 있다. 인재도 글로벌인재 아니고선 행세조차 못하는 세상이다. 외국인과 원어로 스스럼없이 얘기할 수 있도록 실력을 갈고 닦아야 한다. 영어 실력은 그대 인생의 자산이리라. 돈도 그대들 손으로 직접 벌어보기 바란다. 아르바이트든 과외든, 돈을 번다는 게 얼마나 힘든 것인지, 부모의 수고로움이 얼마나 컸는지도 알게 될 것이다.

대학은 새롭게 사귄 친구들과 현실감각을 공유하면서 정신적으로 불쑥불쑥 성장하는 기회가 된다. 캠퍼스에서 사귄 친구들과 평생 좋은 관계를 가지며, 서로 도움이 되는 존재가 돼야 한다. 항상 먼저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중요하다. 무엇 보다 대학에서 배운 이런저런 것들이 사회생활 30년의 밑거름이 된다는 것을 명심했으면 좋겠다. 또한 그대들이 얼짱보다는 마음 짱, 실력 짱 대학생들이 됐으면 좋겠다. 캠퍼스의 주인인 그대들이여, 여기저기서 봄꽃들이 피어나고 있다. 꿈의 나래를 활짝 펼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