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원(화학06)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우리 학교가 당면한 여러 중요 현안 중 하나는 바로 영어 강의 증가라고 생각한다. 몇몇 학생들의 부정적 인식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학교 측에서 강력히 영어 강의를 늘리려고 하는 이유는 바로 국제화를 위해서일 것이다. 영어 강의가 적어도 전체의 절반은 넘어야 비로소 전 세계의 우수 인재들을 자유롭게 우리 학교로 초대할 수 있을 것이고, 이것이 곧 진정한 국제화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우리 학생들 입장에서도 궁극적으로 좋은 일이다.

여기서 말하는 외국인 인재란 교환학생도 물론 포함하겠지만, 기본적으로는 학부 재학생들을 가리킨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과연 현재 우리 학교에 있는 학부 외국인 학생들은 영어 강의 비율 증가와 유기적인 관계가 있는가.

우리 학교에 재학하고 있는 전체 외국인 1020명 중 중국인이 무려 819명이나 된다. 나는 이 모든 외국인 학우들을 만나보았던 것은 아니지만, 수업 시간이나 학교 행사를 통해 만난 다수의 외국인 학우들(대부분은 중국인)은 영어보다 한국어로 수강하는 것을 주로 원한다고 한다. 다른 한 편으로 지금보다 더 꼼꼼한 수준의 한국어 교육에 대한 욕구도 이야기했다.

정리하자면 현재 우리 학교는 국제화를 위하여 영어 강의를 늘리고 있지만 정작 우리 학교에 있는 외국인 학생들 중 영어 강의를 적극적으로 수강하는 학생은 별로 없다는 이상한 현상이 있다. 그렇다면 우리 학교 측은 다른 주요 현안보다 더 높은 비중을 주면서까지 영어 강의를 높이려는 절박한 이유는 어디에 있는가.

문제의 본질은 현재 우리 학교의 외국인 입시 정책이 ‘한국어로 수학할 수 있는 외국인’에게만 주로 초점을 맞추어 진행되다보니 우리 학교를 입학한 외국인 학우들은 대개 영어보다 한국어로 수학하는 데 관심이 많다는 것이다. 만약 우리 학교의 외국인 입시 정책이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있는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다면 영어로 수학할 수 있는 외국인 학생들도 대폭 늘어날 것이다. 물론 이는 학내 영어 강의의 확대 현황과 잘 맞추어가며 진행해야 할 것이다.

또한 현재 우리 학교를 입학한 이후에도 세심하고 전문적인 한국어 교육을 필요로 하는 외국인 학우들에 대한 학교 측의 배려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한국어능력시험 자격요건을 충분히 갖춘 뒤에 우리 학교를 입학했더라도, 얼마든지 학교 공부를 하는 과정에서 더 깊은 수준의 한국어 실력이 요구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화의 방안을 영어 강의 확충에만 그치지 않고, 한국어 교육 내실화 및 영어 수학 가능자에 대한 입시 정책 추진으로도 진행되길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