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태(글경영10)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1학기 때, 필수 수강 교양과목을 들었어야 했다. 평소 듣고 싶던 과목이라 마침 잘됐다고 생각하며 수강을 신청했다. 하지만 현장강의 신청에는 실패해서, 어쩔 수 없이 아이캠퍼스를 통해 들을 수 밖에 없었다. 그 강의의 아이캠퍼스 강의는 국제어 강의였다. 걱정도 조금 됐지만, 그래도 영어에는 자신이 있는 편이었고 그 과목을 정말로 듣고 싶었기 때문에 망설이지 않고 아이캠퍼스 수강을 신청했다.
물론 기초적인 수준이기는 하지만 이제 대학에서 정식으로 그 과목을 배울 수 있다는 나름의 기대감을 가지고 강의를 듣기 시작했다. 강의가 처음 시작될 때에는 책에 밑줄도 긋고 필기도 하면서 굉장히 열심히 들었다. 그러나 20분도 채 지나기 전에 이게 뭔가,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강의의 질이 생각보다 너무 떨어졌기 때문이다.
우선 가장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이 국제어 강의라는 점이었다. 개인적으로 국제어 강의는 교수(물론 한국인이라는 가정 하에서)와 학생 모두에게 좋을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런데 아이캠퍼스로 국제어 강의를 들으려니 더욱 답답했다. 교수님의 발음도 알아듣기 어려웠고 이해가 되지 않는 것도 바로 질문할 수 없으니 강의를 듣는 내내 막막했다. 또한 교수님의 입장에서도, 익숙하지 않으신 영어로 가르쳐야 하니 실제 사례나 실험들의 예를 다양하게 들어주시지 못하고 책에 나온 내용만을 위주로 강의하시면서, 전체적으로 수업이 지루하고 탄력적이지 못하게 되었다.
두 번째로, 선배에게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는데 아이캠퍼스 강의가 몇 년 동안 같은 강의가 계속 ‘재활용’ 된다는 것이었다. 이 얘기를 듣고는 정말 어이가 없었다. 심지어 고등학생들을 위한 인터넷 강의 강사들도 같은 강의를 재탕하는 경우는 없다. 그런데 대학에서는 새로운 강의를 찍지 않는다니…… 어느 과목의 아이캠퍼스 강의는 웹하드상에서 자료를 다운받을 게 있었는데 그 계정이 만료되어서 다른 사이트 계정을 조교들이 알려주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좀 심하지 않은가?
학교측과 교수님들이 아이캠퍼스 강의에도 조금 더 신경을 써줬으면 한다. 물론 교수님들이 고등학교 인강 강사들처럼 전적으로 아캠 강의에만 신경을 쓰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걸 안다. 하지만 적어도 학생들을 위해 질 좋은 강의를 제공하는 것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매년 새롭게 강의를 찍는 것이 어렵다면 2년에 한 번 정도는 새로운 강의를 업데이트 해 주거나, 아니면 아예 온라인으로만 강의하는 아이캠퍼스 전문강사를 선정하는 등 여러 가지 좋은 방안이 나올 수 있다. 그런 방안들을 통해 온라인 수강생들을 위한 배려도 해 주는 것이 학생들에 대한 예의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