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석(사과계열10)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안녕하세요? 저는 사과대 10학번 새내기 오현석입니다. 제가 혼자 살면서 겪었던 고통스러웠던 일화를 소개해 드리고 싶어요. 8월초 어느 날 밤, 자기 전에 입이 심심하더군요. 그래서 아이스크림을 먹고 잤습니다. 다음 날 새벽 자다가 깰 정도로 배가 아팠습니다. 네, 배탈이 난 것이었습니다. 원래 평소에 배탈이 잘 나는 편이거든요. 그래서 누워서 배를 움켜쥐고 끙끙거리다가 화장실로 갔습니다. 전 그때 배가 정말, 정말, 무~지 아팠습니다. 살아오면서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배탈이 났었지만 그 날 처럼 아팠던 적은 없었어요. 정말 정신을 놓고 졸도해서 화장실 바닥에 뻗을 뻔했습니다. 땀도 얼마나 많이 흘렸는지… ‘태어난게 후회 될 정도로 아프다’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였습니다. 너무 아파서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어요. <혹시 맹장 터진 것 아닌가?><구급차 부를까?> 30분정도 복통에 시달리다가 조금 진정이 되어서 저는 다시 이불속으로 침전했습니다. 새벽부터 기운을 다 빼놓은 겁니다. 정말 온 몸에 힘이 하나도 없었어요.
다시 자려고 눈감고 엎드려 있는데 이번엔 갑자기 화장실에서 우당탕 소리가 나는겁니다. ‘이건 또 뭔가’ 하고 화장실에 갔더니 전등이 떨어져 사진처럼 되어있었습니다. 안 그래도 기운빠져 있는데 화장실 전등이 전깃줄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모습을 본 순간 저는 신을 저주했습니다. 그걸 다시 붙여놓는다고 아침 6시부터 온갖 일 다 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죠. 또 30분 동안 괜히 땀만 빼고 혼잣말을 중얼거리면서 누웠습니다.
그 날 아침의 일로 저는 두 가지를 깨달았습니다. 첫 번째로 배탈이 제대로 나면 정말 죽을 정도로 아플 수도 있다는 사실과 평소에는 있는지 없는지 신경도 쓰지 않았던 것이 느닷없이 문제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 이었습니다. 화장실 전등이라는 것이 평소에는 그냥 당연히 켜지면 켜지고 거기 붙어 있는 거라고만 생각했지 그렇게 떨어질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ㅠㅠ 저는 이제 그 대롱대롱 매달린(아직도 못 고쳤습니다. 화장실 갈 때마다 안 부딪히게 조심해야돼요.) 화장실 전등을 보면 평소에 ‘당연히 그러하다’라고 여기고 있던 것들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됩니다. 독자여러분, 우리가 아무 생각 없이 켜고 끄는 전등은 비록 천장에 붙어 있을 뿐이지만 그 위에는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한 구조가 숨어 있다는 것을 한번쯤은 상기하며 살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