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금 싱어송 라이터 정민아 씨 인터뷰

기자명 박하나 기자 (hana@skkuw.com)

국악, 젊음의 소리가 되다
이미 한국에 뿌리를 내렸거나 한국적 토양에서 나온 음악, 국악. 그 자체로서 우리네 삶을 보듬어왔지만 어렵다거나 지루하다는 억울한 누명을 받아왔다. 그러나 국악에도 새 바람이 불고 있다. 국악의 가치를 보다 널리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젊은 국악인들의 활동이 바로 그것. 국악의 빛나는 내일을 채워보자.


젊음이 가득 찬 클럽 한가운데, 가야금 선율이 울린다. 여기에 감성적인 목소리가 녹아든다. 가야금과 클럽이라는 낯선 조합을 멋지게 시도해낸 이, 바로 정민아 씨다. 국악이 잔잔히 흐르는 카페에서, 그녀만의 감성이 담긴 3집 준비에 한창이라는 정민아 씨를 만났다.

■ 가야금과 클럽의 조합이 조금은 낯설다. 클럽에서 공연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
안양의 한 클럽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 연습실을 무료로 쓸 수 있다는 글을 보고 일을 시작했다. 그런데 가야금 연주를 들은 사장님이 공연을 제안했다. 공연은 하고 싶었지만, 대관은 경제적 부담이 너무 컸을 때라 그곳에서 클럽 공연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공연 안내에 ‘가야금, 정민아’를 보고 의아해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내가 자작곡과 더불어 카피 곡이나 편곡도 연주했기 때문에 아, 가야금을 이렇게도 하는구나 했던 것 같다. 그 후 클럽이 많은 홍대로 올라와 여기서도 자리를 잡게 됐다.

■ 젊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일까, 정민아 씨의 노래가 일반적인 가야금 병창과 달리 신선하게 느껴진다
굳이 나이 때문이라기보다는 홍대 자체의 영향이 큰 것 같다. 보통 국악을 하는 사람들은 국악원이라는 길이 좁은 전철을 밟는다. 하지만 나는 홍대를 찾았고, 이곳에서 많은 사람을 만나 다양한 음악을 접할 수 있었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음악을 표현해내는 사람들 속에서 내 안의 닫혀 있던 무언가를 여는 계기를 맞은 것 같다. 시야가 달라졌다고 할까. 이곳에서 나만의 특색을 찾기 위해 자작곡을 쓰기도 했다. 처음에는 한 곡만 만들었는데 한 번 곡을 쓰기 시작하니, 나만의 곡이 생기는 것 같아 한두 달 뒤부터는 자작곡으로만 연주하게 됐고.

■ 대중음악상의 후보에도 오른 만큼 국악의 대중화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현재의 국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요즘에는 나보다 더 대중적이고 신이 나는 퓨전 국악팀이 많다. 문제는 대부분이 새로운 음악이라기보다 팝송을 국악으로 바꾸는 등 하나의 시도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 또 퓨전국악이라는 좁은 분야에서도 트렌드를 쫓는 경향이 있다. 더 새롭게 하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 연주를 공연장에서만 해야 한다는 편견도 버렸으면 한다. 1년 전에 거리 공연 전국 일주를 하며 이곳 저곳 마음에 드는 장소에 자리를 펴고 공연을 했다. 힘든 도전이었지만 그만큼 단단해졌고 어디서든 공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게 됐다. 젊었을 때만 할 수 있던 도전이 아니었나 싶다. 나는 국악을 하는 많은 젊은이들이 더 고민해봤으면 좋겠다.

■ 국악을 통해 젊은 세대와 소통하고 있는 만큼, 국악을 어렵게 느끼는 대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사실 국악을 어렵게 느끼는 이유는 관심이 없어서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왜 관심이 없느냐 하면 그건 만날 수가 없어서다. 사실 국악뿐 아니라 클래식과 같은 장르도 그렇다. 요즘의 음악은 대부분 대중음악이 장악하고 있지 않나. 다만 국악은 다른 장르에 비해 악기부터 음원까지 접하기가 어려워 더 멀게 느껴지는 것 같다. 텔레비전 속의 문화 말고 그 밖의 많은 문화에도 관심을 둬줬으면 한다. 젊은 세대부터 다양한 문화에 대한 생각을 가져야 점차 우리나라의 문화인식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