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교육과 요리소모임 '요리조리 왕반점'

기자명 최병민 기자 (byung803@skkuw.com)

‘요리’라는 말을 들으면 왠지 어디 내놔도 손색없을 근사한 음식들이 떠오르기 마련이다. 하지만 진정 의미 있는 요리는 겉으로 요란한 것이 아니라 가장 편안하게 먹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바로 이런 의미를 중심으로 여기는 소박한 소모임이 있다. 바로 컴퓨터 교육학과의 ‘요리조리 왕반점’(이하:왕반점)이다.
요리조리 왕반점은 1998년 컴퓨터 교육학과의 출범과 동시에 컴퓨터 교육학과의 친목 도모를 위해 만들어졌다. 이처럼 시작을 함께한 후 이 둘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 컴퓨터 교육학과는 한 학년에 전체 인원이 35명 정도로 소수 구성원으로 이루어져 있다. 또 1학년 때부터 학과가 정해져 있는 특성상 모두가 두루두루 친하다고. 이러한 컴퓨터 교육학과의 80%가량이 현재 왕반점에 가입된 상태이다. 이렇듯 왕반점은 컴퓨터 교육학과에 안겨 있는 모양새이다.
왕반점의 연중행사로는 컴퓨터 교육학과의 개강총회 때 음식과 다과를 준비하는 것을 도맡고 있다. 다음으로는 두 번의 학교 축제 중 한 번에 걸쳐 왕반점의 이름으로 주점을 여는 행사가 있다. 주점의 전통적인 메뉴는 파전과 막걸리. 이에 대해 왕반점의 소모임장 이지원(컴교09) 학우는 “사실 크게 눈에 띄는 활동을 하진 않아요”라며 “요리 모임이라서 거창한 활동을 한다고 많이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라고 조심스럽게 답했다.
큰 행사 이외의 한 달에 한 번씩 갖는 정기 모임에서는 특정 메뉴를 미리 선정해 놓고 과방에 모두 모여, 조리법에 맞춰 음식을 만들고 나눠 먹는 활동을 하고 있다. 음식 선정 기준에 대해 이 소모임장은 “항상 가장 저렴한 값으로 최대한 많은 양을 만들 수 있는 음식으로 정하려고 노력해요”라며 “학우들에게 부담되지 않는 선에서 회비를 걷고 있는데 회비를 내지 않고도 먹으러 오는 학우들이 꼭 있어 먹을 땐 다들 손이 바빠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음식을 해먹는 데 있어서 불편한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소모임인 만큼 동아리방이 아닌 과방에서 음식을 하다 보니 할 수 있는 음식도, 해먹는 공간도 한정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꼬박꼬박 모임을 갖는다고. 또 정기 모임이 없는 방학 때는 맛 집 탐방을 통해 즐거운 소모임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왕반점의 이런 티격태격할 것 같으면서도 똘똘 뭉쳐 있는 모습에서 더 없는 정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듯했다.
이렇듯 내실을 다져온 왕반점은 특별한 계획을 통해 활동 반경을 넓힐 예정이다. 바로 오는 28일 암사 재활원으로 봉사활동을 떠나는 것. 이제까지 학과의 소모임으로 학과 위주의 아기자기한 활동들을 펼쳤다면 처음으로 대외활동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봉사활동은 암사재활원에서 치료를 받는 중증장애 아동들과 간단한 요리를 함께 나누는 것으로 이뤄진다. 봉사활동을 기획한 이 소모임장은 “올해 2학기 왕반점의 목표는 ‘나눔’”이라며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지속적으로 대외 활동을 이어갈 것임을 전했다.
이제껏 흔들림 없이 유지됐고 앞으로도 이어져갈 왕반점. 소모임임에도 왕반점이 큰 걱정 없이 이제껏 이어져 온 것도 졸업생을 포함한 모든 구성원의 애정 덕분이라고. 이 말에서 느낄 수 있었다. 역시 요리는 맛도 맛이지만 애정이 듬뿍 담긴 것이 최고라는 점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