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우리 학교 정희자(의상) 교수

기자명 황보경 기자 (HBK_P@skkuw.com)

섬유는 패션의 소재이자 의상학의 근간이다. 우리 학교에서 패션 소재 강의를 진행하는 정희자 교수를 만나 패션에 있어서 섬유란 무엇인지 들어봤다.


■패션의 트렌드에 따라 수업 내용도 바뀌는지?
패션계에서는 무엇이 유행할 것인지를 유행 시점의 2년 전에 예상한다. 보통 어떤 디자인이 유행할 것인지가 먼저 결정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소재가 먼저 선정되고 그다음에 색상과 디자인이 결정된다. 섬유가 패션의 트렌드에 민감한 만큼 패션 소재 강의에서도 트렌드가 매우 중요시되며 그에 맞게 수업 내용이 조금씩 변한다.
요즘의 트렌드는 친환경적 소재라 할 수 있다. 이에 대한 학계의 연구가 활발한 것은 물론이거니와 기업에서도 마케팅을 위해 이 트렌드를 자주 이용한다.

■ 친환경적인 소재, 신체에 적합한 소재란
과거에 자주 이용됐던 레이온은 공정 과정에서 황산 용액이 사용되는데 이때 발생하는 황산 가스나 폐기된 황산은 인간과 환경 모두에게 해롭다. 반면에 섬유 리오셀은 레이온과 같이 목재 펄프에서 만들어지는데도 공정 과정이 유해하지 않아 대표적인 친환경 신소재로 꼽힌다. 또한 대나무나 콩으로 만든 죽섬유, 콩섬유와 페트병에서 폴리에스테르 섬유를 뽑아내 제작한 리사이클 폴리에스테르도 매우 친환경적이다.
신체에 적합한 소재는 등산복에 들어가는 고어텍스, 운동복에 쓰이는 신소재 폴리에스테르 등의 기능성 소재를 말한다.

■ 의류와 인체 생리의 상호 작용에 대한 논문을 냈는데
많은 소비자들은 면이 수분을 잘 흡수하기 때문에 운동복 소재로 면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오히려 땀에 젖은 면이 피부에 계속 닿으면 쾌적감이 줄어들고, 피부 위생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논문에서는 △면 △폴리에스테르 △신소재 폴리에스테르 소재의 의상을 각각 입은 피실험자들이 운동할 때 일어나는 신체적 작용을 측정해 수치화했다. 결과적으로 면 100%가 아니라 신소재 폴리에스테르의 합성섬유가 운동복의 소재로 가장 적합하다는 결론이 났다.

■ 현재 진행 중인 연구와 앞으로의 계획
강의 내용이기도 한 소재 샘플북을 연구해 제작하고 있다. 최근에는 폴리에스테르로 △면 △마 △실크 △가죽까지도 완벽히 재현해내기 때문에 육안으로 확인하거나 만져보아서는 그 의복의 섬유가 무엇인지 알 수 없다. 소재 샘플북은 이렇게 무궁무진한 소재의 견본을 모아 책으로 엮은 것을 말한다. 샘플북은 의상을 제작하거나 판매하는 과정에서 필수적인데 한국에는 아직 만족스러운 샘플북이 없는 상황이라 이에 대한 연구를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