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호(프문10)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전국의 여러 주요 대학들은 신입생 모집단위로서 학부제를 채택하고 있다. 우리학교도 이러한 학부제를 통해서 신입생을 선발하고 있다. 나는 1년 전 성균관대에 입학했을 때 이러한 학부제가 학생들의 다양한 학습권을 보장해 주고 전공에 대한 신중한 선택을 가능케 해준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나에게 있어 지난 1년은 단순히 학점에 목매는 고등학교 4학년의 생활이었으며 올해 초 치른 전공진입은 마치 작년에 치른 대학 입시의 2차전과도 같았다. 학교 측에서 학생들의 학업성취 의욕 고취를 목적으로 학부제를 채택했다면 문과대학 영어영문학과의 학점 전공진입 커트라인이 4.0 을 상회하는 것을 보고 학교 측은 일종의 목표를 달성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학부제는 학생들로 하여금 학업성취 의욕을 고취시켰다기보다는 단순히 학생들로 하여금 과도한 학점 경쟁만을 불러일으켰다. 학부제는 전공진입에 있어 이러한 학점을 통한 ‘줄 세우기’를 함으로써 자신의 전공과 학업 대한 애착심과 흥미를 떨어뜨리고 있다. 또한 주입식 교육을 통한 줄 세우기식 경쟁은 이미 대학입시를 치르면서 오랜 시간 이루어져왔으며 이러한 줄 세우기 식 경쟁은 학생들의 선택과 자율을 추구하는 대학 교육의 취지와는 부합하지 않는다.  

또한 선택과 자율을 추구하는 대학교육에서 학교 측은 전공 선택에 있어서는 너무나도 책임만을 강조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자신의 적성과 흥미를 탐구하기에 1년이라는 시간은 결코 길지 않은 시간이다. 이러한 1년이라는 시간동안 학생들은 자신이 남은 3년을 아니 평생을 가지고 가야할 적성과 흥미를 찾아내라고 학교는 강요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전공 진입 2차 대상자가 될 경우 또는 자신이 지원한 전공에서 떨어지게 되는 경우 자신의 적성과 흥미와는 관련 없는 전공에 반 강제적으로 진입되게 되는 것 또한 이러한 책임만을 강조하는 학교의 모습을 보여준다.

지난 1년간 나는 인문과학계열에서 공부를 해왔지만 아직도 이러한 학부제가 도대체 무엇을 목표로 하고 있는지 그리고 나와 학부생들에게 있어 무엇을 남겨주었는지 모르겠다. 분명히 학교 측은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학부제를 시행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학부제를 시행하는 목표가 학생들과 학교의 발전방향과 부합하는지는 의문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