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우(전자전기06) 동문

기자명 황보경 기자 (HBK_P@skkuw.com)

 ‘지구별 여행자’라는 말이 마치 길을 못 찾고 방황하는 우리를 가리키는 것처럼 느껴지는 때이다. 한 분야에 정을 붙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보고, 좋아하는 분야를 찾아 이것저것 무작정 해보기도 하지만 아직은 미래가 희미하게만 느껴지는가? 그렇다면 잠시 전승우 원우(전자전기07)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그는 학부생 3학년이라는 조금은 이른 시기에 국내에선 연구자 수가 극히 적은 광자 결정 연구 분야에 뛰어들었고, 1년 후 물리학계 상위 5%에 해당하는 SCI(Science Citation Index)급 저널 「Optics Express」에 자신의 논문을 실었다. 과학기술논문 인용 색인을 뜻하는 SCI에는 세계적 권위를 인정받은 저널만이 등록되기에 여기에 논문을 싣는 것은 대학원생 사이에서도 흔치 않다.

“3학년이 알아봤자 얼마나 알았겠어요, 우연히 보게 됐는데 아주 매력적이더라고요” 학부생 시절, 학술 교류 협정으로 우연한 기회에 교토대에 갔던 그는 빛을 제어할 수 있는 광소자의 구조에 관심을 갖게 됐다. “사람이 빛을 조절한다는 건 정말 멋진 일인 것 같아요”라고 말하는 전 원우는 당시 연수가 끝나고 한국으로 돌아오자마자 그것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다고. 하지만 미국과 일본에서도 학문적으로 이제 막 완성되던 분야가 국내에서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갖췄을 리 없었다. “한국에서는 이론적으로만 공부하고 방학이 되면 시설이 잘 갖춰진 일본으로 가서 연구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렇게 바다를 사이에 두고 오가길 몇 차례. 눈이 번쩍 뜨일 만큼 흥미로워서였을까, 가장 늦게 연구진에 합류했던 그였지만 기계적으로 약한 기존 광자의 단점을 보안하는 것에 제일 먼저 성공했다. 이것이 학계에서 인정받은 것을 계기로 그는 이후 대학원에 진학했고 현재까지 동일한 분야의 연구를 수행 중이다.

우연히 자신의 흥미를 찾은 행운아의 이야기로만 들릴 수도 있다. 그러나 우연처럼 보이는 기회를 만들어낸 것도, 또 그것을 꽉 붙잡은 것도 전 원우의 몫이었다. 그는 학부생 시절 “어차피 지금 전문가가 될 수 없다면 다양하게라도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광학, 제어, 통신, 전력 등 많은 분야를 접했으며 학교 서버관리, 도서관 근로 등 공부 외의 경험도 다양하게 쌓았다. 

교토대로 간 것도 이런 활동들의 일환이었지만 그가 그 때의 기회를 잡았다는 것이 이전과는 다른 점이었다. “이리저리 기회를 찾아다니는 것만큼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줄 아는 것도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그는 단지 많은 것을 하려는 시도에만 그치지 않고 어떤 분야든 그것이 기회일 수 있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했다. 이런 그에게 최상의 성적표가 나온 것도, 자신이 흥미로워 하는 분야를 찾아 결국 그 분야에서 박수를 받은 것까지도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가 아니었을까.

아직 실용화의 전망이 불투명해 연구소에 자신밖에 없을 만큼 비인기 분야를 “앞으로 더욱 완성시키고 싶다”는 이유가 뭔지 물었다. “전망이 좋아 누구든 우르르 몰리는 분야를 따라가면 재미없잖아요”라던 그는 “대학생이라는 것 자체가 하나의 가능성”이라고 믿었다. “학부생 때 배운 기초를 응용하면 못할 게 없다고 생각해요”라는 말에서 그가 다양한 것을 끊임없이 시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을 짐작할 수 있었다.

비록 지금은 나 자신이 길을 잃고 헤매는 것처럼 느껴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전 원우가 말하는 ‘기회를 찾겠다는, 그리고 반드시 잡겠다는 의지’만 갖는다면 누가 알겠는가, 우리 역시 머지않아 눈이 번쩍 뜨이는 경험을 하게 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