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지은 기자 (skkujen10@skkuw.com)
어려웠다. '그'와 친해지는 것은. 1년 반이라는 기간이 무색할 만큼 그와 나의 관계엔 진전이 없었다. 제3자에겐 내가 그에게 속해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 명백한 사실로 보였을 테다. 실상은 알맹이라고는 없는 형식적인 만남을 반복하고 있었을 뿐. 그랬다. 난 그의 핵심에 좀처럼 도달하지 못한 채 주변인에 머무르고 있었다.
 
2학년 2학기에 접어들 무렵, 문득 위기감이 들었다. 3학기를 성균관대학교 학생으로 보냈지만 모교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었다. 졸업 후 누군가 내게 ‘성균관대학교는 어떤 곳이냐’고 물어보면 제대로 된 대답을 해줄 수 없을 것 같았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인생을 살면서 깨달은 바가 있다면, 현재에 충실하잔 것이었다. 마음으로는 느꼈지만 그동안 제대로 실천해오지는 못했던 일. 똑같은 잘못을 반복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행동으로 옮기기로 했다. 학교와 소통할 수 있는 곳을 찾아내 그곳에서 남은 학기를 보내야겠다고. 내가 찾아낸 해결책은 바로 성대신문이었다. 수습기자로 한 학기를 보낸 지금, 난 내 선택이 탁월했음을 확신한다.
 
성대신문사 기자로 활동한다는 건 예상했던 것보다 더 힘들었다. 주중 세 번의 트레이닝과 매번 부여되는 과제, 스트레이트 기사 작성 및 체크, 자과캠까지의 원정. 수면 부족은 일상이고 집에 못 들어가기도 일쑤였다. 그렇지만 참 신기하기도하지. 몸은 괴로웠지만, 즐거웠다. 그 어느 때보다도 성균관대학교 학생답게 지내고 있다는 만족감 덕분이었을까.
 
He who has a 'why' can bear for almost any 'how'. 니체가 했던 말이다. 살아야할 이유(why)가 있는 사람은 어떠한 어려움(how)도 견뎌낼 수 있다는. 난 이 말에 깊이 공감한다. 그렇기에 앞으로의 신문사 생활 또한 정신적인 충만감 속에 지속될 것이라 믿는다. 그러니 난 꿋꿋하게 성대신문사 안에서 ‘성균관대학교란 어떤 곳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만들어나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