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자동차 동아리 HEVEN

기자명 김지은 기자 (kimji@skkuw.com)

HEVEN 제공
장안구 율전동의 한 캠퍼스 내에 굴러다니는 대형 장난감 자동차가 있다? 이는 십중팔구 자과캠 자작 자동차 동아리 ‘헤븐(HEVEN, Hybrid Electric Vehicle ENgineering)’의 작품일 것이다.
헤븐은 2008년에 우리 학교 기계공학부 소속 동아리로 창립됐다. 갓 걸음마를 뗀 신생 동아리인 듯 보이나 그렇지 않다. 기존의 자작 자동차 동아리 ‘모터사피엔스’가 쇠락해가는 상황에서 이를 살려보고자 몇몇 학우와 교수가 힘을 모아 만든 것. 현재는 기계과와 전기과에 소속된 60여 명의 공학도들이 동아리를 이끌어 나가고 있다. 그들의 애정과 노력 덕분인지 동아리는 순탄하게 운영되고 있다. 멘토-멘티제가 설립돼 과거에 비해 기술 전달이 수월해졌고 동아리 홍보도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헤븐은 단순히 자동차를 제작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이들은 1년에 3~4번 정도 꾸준히 대학생 자작 자동차대회에 나가고 있는 등 예상 외로 적극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한 대회에 출전하려면 두 달의 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콘셉트 구상 △신기술 접목 △자재 구매 등에 한 달을, 실제 설계에 나머지 한 달을 보낸다고 한다.
학업과 병행하기 어렵지 않으냐는 질문에 강명석(기계06) 회장은 손사래를 친다. “전공 책에서만 보던 자동차 지식을 직접 적용해 볼 좋은 기회죠. 동아리 활동이 오히려 학업에 도움이 돼 현재 4학년인 동아리 부원 대부분의 학점이 4.0을 넘어요” 보통 고학년은 취업 준비를 하느라 동아리 활동을 못하지만 헤븐은 그렇지 않다. 4학년으로 구성된 논문 팀이 존재해 자동차 신기술 관련 논문을 구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를 제작하면서 대회 출전과 논문 작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다.
하지만 동아리가 본격적으로 체계를 갖추고 활동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아 아쉬운 점도 있다. 역사가 몇십 년 정도 된 타대 자동차 동아리에 비해 자동차 설계와 관련된 전문자료집과 노하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헤븐은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틈새시장을 공략한다. 그들은 △경주 △디자인 △신기술 등의 대회 부문에서 참여가 비교적 적은 신기술 부문에 주력하고 있다. 역사가 짧다고 해서 헤븐을 얕보면 안 된다. 이들은 2년 연속 KSAE 대학생 자작 자동차대회 신기술 부문에서 은상을 받았다.
오는 △5월 △8월 △10월에 개최되는 대회에도 출전을 준비 중이다. 강 회장은 그중에서도 10월 세계 최초로 열리는 무인 태양광 자동차대회에 애정을 보였다. 생소한 주제지만 흥미롭고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밤을 새워서 만든 자동차가 마치 자신의 아이 같다고 표현하는 강 회장은 “빠르게 동아리 내공이 쌓여 몇 년 안에는 경주 부문에도 참가했으면 좋겠다”고 희망을 내비쳤다.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는 발전을 꾀하는 그들의 마음만은 미래를 향해 쾌속 질주 중이다.